바람이 산을 흔들고
낙엽 쌓여 인적 뜸한 날
찬바람 등에 지고 찾아간 무덤에서
“어서 오게나”
선생의 목소리가 들려 나왔다.
두번 반 절하고
무덤 한 바퀴 돌아
막걸리 한 사발 올리니
천천히 마시며
여전히 세상 풍자로 내 맘 열어 주셨다.
하직 인사 드리고 산을 내려오며
몇번을 뒤돌아 봐도
“껄 껄 걸” 웃음소리만 보일 뿐
선생의 모습 안 계셨다.
오던 길 되돌아가는
발걸음 가볍지 않았다.
바람에 떠밀리는 구름처럼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와석리 노루목에서
선생의 영혼은 전설처럼 쉬고 계셨다.
터진 물길 따라 내려가면 더 깊은 길, 보일까
<시인 약력> 경기 의왕 출생 / ‘문학시대’로 등단 / 저서 ‘섬강을 지나며’ / 시문회·경기시인협회 회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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