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노래

해발 837m의 북한산(北漢山)은 서울특별시 도봉구와 경기도 고양시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최고봉인 백운대(白雲臺)를 중심으로 북쪽에 인수봉(仁壽峰), 남쪽에 만경대(萬景臺)가 있어 삼각산(三角山)이라고도 한다. 한산(漢山)·화산(華山)이라고도 하며 신라 때는 부아악(負兒嶽)이라 칭하기도 하였다. 고구려 동명왕의 아들 비류(沸流)와 온조(溫祚)가 부아악에 올라 살 만한 곳을 찾았다는 전설이 있다.

무학대사(無學大師)가 이성계(李成桂)를 위하여 도읍지를 정할 때 백운대에서 맥을 찾아 만경대에 올랐다가 서남쪽으로 비봉(碑峯)에 이르렀다고 하여 만경대는 일명 국망봉(國望峯)이라고도 불린다. 비봉은 북한산신라진흥왕순수비(北漢山新羅眞興王巡狩碑·국보 제3호)가 정상에 세워져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북한산은 이렇게 서울과 역사가 깊은 산이다. 그런데 북한산의 다른 명칭인 삼각산이 ‘경기도의 노래’에 나온다. “삼각산 솟은 아래 고을 고을이 / 긴 역사 아로 새긴 전통의 터전 / 충의와 학문 예술 빛나는 유적 / 겨레의 얼이 깃든 우리 경기도 / (나라의 힘과 자랑 여기에 있다 / 문화의 낙토건설 우리 손으로 / 통일을 다짐하는 보람찬 행진 / 앞장서 우리 조국 새 역사 짓자) // 한강과 임진강이 감돌아 흘러 / 기름진 마을 마을 생활의 무대 / 너와 나 손목 잡고 한마음 한뜻 / 힘차게 살아가는 우리 경기도”. 이은상 작사, 이홍열 작곡의 ‘경기도의 노래’ 1,2절 전문이다.

지난 8일 사단법인 광교산사랑시민운동본부가 주최한 ‘광교산 생태 보전 및 도립공원화에 따른 제2차 학술세미나’에서 경기도의 노래 가사 첫머리에 나오는 ‘삼각산’이 거론됐다. 초대 경기도박물관장을 지낸 강대욱씨는 이날 ‘광교산의 역사 및 불교 고찰’에 대한 토론 중 “삼각산은 경기도청이 1960년대 초까지 서울에 있었을 때 쓰여진 가사”라며 “1967년 6월23일 경기도청이 원래 있었던 수원으로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광교산이 경기도의 진산이 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경기도의 노래 가사 중 ‘삼각산 솟은 아래 고을 고을’도 역사의 변화에 맞추어 다시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수원의 진산 광교산이 경기도의 진산이 되는 것은 좋은데 문제는 작사자인 노산 이은상 선생이 고인이라는 점이다. 노산 선생이 살아 계신다면 아마 허락하실 것 같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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