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갈비

미국산 갈비가 LA갈비다.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나는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LA갈비로 불리게 됐는진 알 수 없다. LA갈비는 깊은 맛은 없지만 값이 비교적 저렴해 많이 소비됐다.

LA갈비가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광우병 소동으로 막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해제는 미국 정부가 끈질기게 요구해온 일이다. 하긴, 이제 광우병 파동도 끝난지가 꽤 됐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재개를 원칙적으로 동의하긴 했다.

그런데 LA갈비를 두고 두 나라가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LA갈비까지 수입을 재개하기는 곤란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광우병의 위험이 높은 뼈에 붙은 부위이기 때문인 것이다.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광우병 안전 쇠고기 기준은 ‘뼈가 제거된 생후 30개월 미만의 살코기’로 규정해놓고 있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살코기만 수입을 허용할 방침인데 반해 미국은 LA갈비도 포함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LA갈비를 제외하면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가 별 뜻이 없다고 보는 것이 미국측 생각이다. 예컨대 2003년의 국내 쇠고기 수입량 29만3천653t 가운데 68%에 해당하는 물량을 미국 쇠고기가 차지했다. 이토록 많은 미국산 수입 물량 19만9천428t 중 43%(8만6천100t)가 LA갈비였다. 이로 보아 LA갈비를 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는 미국으로선 반쪽수출밖에 안 되는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는 일본도 취했다가 근래 LA갈비를 포함시켜 해제했다. 다만 갈비든 살코기든 수입 조건을 OIE의 생후 30개월 기준보다 높은 생후 20개월 미만의 쇠고기로 한정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둘러싼 한·미간 협상이 곧 속개된다. 생각같아서는 정부 생각대로 LA갈비는 수입에서 제외되는 방침이 관철되면 좋겠다. 만부득이 해서 LA갈비를 수입한다 해도 그렇다. 진짜 한우 갈비를 맛보기도 어렵지만 갈비먹기가 호주머니 사정상 어려운 서민들은 돼지갈비 맛이 차라리 LA갈비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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