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터치’(No touch)라고 했다고 한다. 조선조 말 외세가 국내에 와서 금광 채굴권을 가졌을 때다. 금맥이 발견되면 서양인 광주(鑛主)가 손대지 말라는 뜻으로 ‘노 터치!’하고 외쳤던 게 ‘노다지’의 어원이라는 설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일설일 뿐, 노다지는 금맥을 일컫는 순수한 우리 말이라고 믿는다.

50~60년 전까지만 해도 금광이 있었다. 전 재산을 다 털어 금광 채굴에 나서 노다지를 발견하면 일시에 거부(巨富)가 되지만, 끝내 노다지를 찾지 못하면 알거지가 되는 게 금광사업이었다. 국내에 금광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한지가 벌써 수십년 됐다. 국내 금 수요량은 모두가 수입품이다.

금은 시국이 혼란스럽거나 전쟁시엔 가변성이 많은 화폐가치보다 절대치가 더 높아 가격이 앙등한다. 얼마전에 본지 경제면에 금값이 치솟는다는 보도가 있었다. 시국이 그럴만큼 혼란스런 것도 아니고 전쟁시는 더욱 아니다. 이런데도 금값이 오르는 것은 세계 시장의 영향 때문이다.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이다. 그런데 이제 거의 바닥이 났다. 전에는 채굴이 어려워 외면했던 험준한 곳으로 금광 채굴의 눈을 돌리다 보니 생산비가 점점 더 높아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올 금 생산량은 80년만에 가장 낮은데다가 생산비용은 껑충뛰었다. 온스(31.103g)당 362달러가 먹혀 2년전 300달러를 밑돌던 것에 비해 62달러 이상이나 올랐다. 여기에 중국 등 여러나라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줄여 금 투자 비중을 높여 가수요를 부채질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는 최근 금값이 온스당 519달러까지 치솟은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1~2년 사이에 6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이 날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판에 금속산업의 대표격인 금값마저 불안하다. 지하자원이 없는 우리로서는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새해엔 어느 시추공에서 기름이 솟구쳤다거나 아니면 어느 산에서 노다지가 터졌다는 기적같은 소식이 들렸으면 좋겠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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