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사상의 자원화

바로크(baroque)는 17~18세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유행된 회화·조각·건축·문학·음악 장식미술의 양식으로 바로크 예술의 장르를 형성한다. 안정감이 있는 클래식(classic)과는 달리 발랄한 동감(動感)을 지닌 것이 바로크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바로크 양식의 건축은 원형이나 사각형 같은 정형(定型)이 아니고 불규칙한 모양에 안팎이 눈부시도록 화려하다. 교회 건물로는 바티칸시의 산 피에트르 대성당, 속세의 건물로는 프랑스 루이 왕조의 베르사유궁전이 대표적이다.

루이 13세의 이궁(離宮)으로 세워진 것을 루이 14세가 1664년부터 1714년까지 무려 50년에 걸친 역사(役事)끝에 대궁전으로 완성했다. ‘왕의 거실’ ‘궁정 예배당’ ‘거울의 방’ 등은 웅대 장려한 바로크 미술이 집대성 돼 있다.

1783년 미국 독립전쟁 종결에 따른 영국과 프랑스의 조인식, 1919년 1차대전 후의 베르사유조약 및 베르사유체제 등 많은 역사적 사실이 이 고궁에서 이루어졌다. 이 외에 베르사유궁전을 중심으로 17~18세기에 활약한 궁정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베르사유 악파(樂派), 궁중 정원을 모방하는 베르사유 조경(造景) 등 많은 유파를 남겼다.

관광명소가 된 베르사유궁전 ‘거울의 방’이 1차 보수공사를 끝내고 지난 19일 공개됐다. 국왕 접견실로 들어가기 위해 지나던 ‘거울의 방’은 길이 73m이며, 루이 14세의 업적을 묘사한 궁정화가 르브링의 그림이 천장 가득히 그려져 있다. 주목되는 것은 2차 보수공사가 끝나는 2007년 4월부터는 예약된 관광객만이 구경할 수 있다는 베르사유궁전측의 발표다.

우리의 문화재도 좀 더 적극적으로 관광자원화 할 필요성을 갖는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화성(華城)도 그렇고 행궁(行宮)도 그렇다. 정조대왕의 이궁인 행궁은 바로크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안정감 넘치는 대표적 클래식 고궁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화성과 행궁이 간직하고 있는 정조대왕의 실학사상이다. 실학사상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자랑할 만한 무형 문화재로 소중한 자원이다.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실학사상을 인식시키는 것은 고유한 우리의 관광산업이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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