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논문도 조작됐다.’ ‘줄기세포는 없었다.’ 황우석 교수에 대한 서울대조사위원회가 어제 발표한 최종 결론이다. 예상치 못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같이 요약된 조사 내용의 최종 결론은 허탈감을 준다. 서울대는 이제 황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만 남았다.
공은 사실상 검찰로 넘어갔다. 정부가 황 교수팀에 지원한 연구비는 지난 7년동안 84억원 대로 확인됐다. 고능력 젖소 복제생산, 광우병 내성소 개발비, 장기이식용 복제돼지 연구비 등도 포함된 금액이다.
이 가운데 8억원의 사용처가 분명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돈 관계도 그렇지만 그동안 얽히고 설킨 팀 내분의 진실 또한 규명돼야 할 필요가 있다.
책임 소재도 밝혀내야 한다. 알려지기로는 청와대도 이에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과학기술부의 책임도 없지 않다. 내부적으로는 이미 오래 전에 제기됐던 의문을 쉬쉬해왔던 것으로 전한다. 이에 대한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것도 검찰의 몫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국내 학계의 생명공학 연구에 지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인내와 지혜가 요구된다. 후진들의 분발이 당부된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외국의 학계에서는 황우석 사태에 내심 쾌재를 부른다. 생명공학 연구는 이만큼 국제사회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황 교수의 향후 행보가 또한 주목된다. 그는 “줄기세포의 기술을 원천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비록 논문에 제시된 줄기세포는 가짜일 지라도 만들 수 있는 원천적 기술은 가졌다는 뜻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객관적 신뢰가 문제다.
황 교수 사태 이후 후원회 회원들이 더 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래도 그만한 학자가 없다고 보고 지속적인 연구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보아진다.
만신창이가 된 황 교수의 재기 여부가 관심사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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