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 법무의 실언

남녀의 성기(性器) 숭배신앙이 있다. 안양시 삼막사 남녀근석(男女根石)은 경기도 민속자료 제13호로 지정됐다.

성기 숭배신앙 중에도 특히 남근(男根) 숭배의 경향이 짙은 것은 씨앗, 즉 생명의 원천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전래의 토속신앙은 야촌(野村) 산촌(山村) 어촌(漁村) 할 것 없이 고루 퍼졌다. 대부분은 자연 암석의 남근상으로 입석(立石)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전국에 120여 개소의 성기신앙 유적이 확인됐다. 풍년이나 풍어를 기원하고 마을에 악귀가 침범하지 못하도록 빌었다. 아들 낳기를 바라는 부녀자들의 기자(祈子) 소원 대상이 되기도 했다. 명칭에 ‘자지바위’ 등 성기명을 그대로 붙인 것도 있지만 ‘돛대바위’ ‘삿갓바위’ 등처럼 은유적인 명칭을 붙인 게 훨씬 더 많다.

이런 고담(古談)이 있다. 어느 양반집에 살던 백년 묵은 쥐가 밤엔 바깥 주인으로 둔갑하여 안방마님 방으로 들어갔다가 나가곤 했다. 한 번은 안방마님이 알기로는 바깥 주인이 분명히 사랑채에서 자는 것으로 아는데 들어온 것을 이상히 여겨 혹시나 하고 나갈 때 몰래 실을 꿰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튿날 아침 실을 따라 가본 결과 온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 광에서 강아지만한 쥐가 실에 매달린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화가 난 바깥주인이 안방 마님에게 한다는 말이 ‘쥐X도 몰랐느냐?”고 했다. 은유적으로 표현되던 남근을 두고 “X도 모른다”는 육두문자로 쓰이게된 속어의 유래가 이에 기인되었다는 항설이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점잖치 못한 육두문자를 써 구설수에 올랐다. “X도 모르는 놈들이… 칼럼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있다”며 화를 냈다는 것이다. 법무부 간부 몇 명과 기자들이 술 자리를 함께한 비공식 석상에서 나온 말이다.

사석에서 우스갯 소리로 나온 육두문자일 것 같으면 굳이 흠 될 것은 없다. 문제는 대통령과 연관지은 데 있다. 대통령을 위해서 한다는 말이 오히려 욕 보인 결과가 된 것 같아 심히 딱하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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