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태규 “1970년대엔 배우 못했을 봉태규입니다”

]“1970∼1980년대면 배우도 못했을, 지금에서야 배우를 하게 된 봉태규입니다.”

봉태규가 26일 오후 3시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썬데이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봉태규는 15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정소녀가 “과거엔 남녀배우 모두 외모를 우선으로 생각했다. 그렇다고 봉태규씨의 외모가 어떻다는 이야기는 아니다”고 말하자 마이크를 넘겨받아 “1970∼1980년대엔 배우 못했을 봉태규다”며 재치있게 받아쳤다.

정소녀는 극중 ‘늑대인간’으로 열연을 펼친 봉태규에 대해 “실제로 보고 깜짝 놀랐다. 꽃미남인데다 피부도 너무 고왔다”며 “우리 때만해도 예쁘게 웃고 우는 꾸미는 연기가 많았는데 요즘 후배 연기자들은 연기에 몰입하는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에 봉태규는 “두 선생님(정소녀,김추련)의 열정이 어린 나보다 더 대단하셔서 놀랐다. 앞으로 같은 작품에 함께 출연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날 봉태규와 함께 주연을 맡은 이청아는 “박성훈 감독과 함께 작업한 영화 ‘성냥팔이 재림’ 때도 3년을 기다렸는데 이 영화 역시 1년여를 기다렸다”며 “활동을 하고 있지 않는 공백기에 영화가 개봉돼 시기적으로 좋은 것 같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청아는 이번 영화에서 권법소녀 ‘영자’ 역을 맡아 왈가닥 터프걸로 변신했다.

‘S 다이어리’ ‘새드무비’ 등의 프로듀서로 활약해 온 박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썬데이 서울’은 짱개 청년 덕규와 진수의 눈에 비친 기막히고 황당한 사건들을 예전의 성인잡지 선데이 서울풍으로 풀어낸 독특한 영화. 관객 입장에서 보면 호러, 스릴러, 액션, 코미디가 혼합된 장르이지만 박 감독은 “탈장르의 영화”라고 표현했다.

박 감독은 “현실과 마찬가지로 우리 영화시장도 너무 개인적이고 이기적이다. 그런 것을 벗어나고 싶었고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다. 에피소드별로 의도적인 반전을 넣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연출의도를 설명했다.

내달 9일 개봉되는 ‘썬데이 서울’은 봉태규, 이청아, 고은아가 주연을 맡았으며, 1970년대 스타 정소녀와 김추련이 15년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기이한 부부로 출연했다. 또한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의 윤상현, 가요계의 악동 DJ DOC, 스타감독 용이, 김수미와 이현우 등이 카메오로 출연해 간간이 유쾌한 폭소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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