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 교육장의 아름다운 퇴임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이제 여행도 다니고,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볼 생각입니다.”

이건구 광명교육장이 오는 21일이면 40년이 훌쩍 넘는 교직생활을 마감하고 정년 퇴임한다. 늘 웃는 표정으로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게 대해 준 노 교육자의 퇴임을 바라보면서 웬지 모르게 아쉽고 가슴 한쪽이 찡해 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교육장은 교육장 재임중 본보와 기자의 열렬한 독자이며 팬이자 격려자였다. 항상 기사가 나오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가 너무 좋았습니다. 느끼는 것도 많았구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라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심지어 비판기사라도 나오면 “이런 건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까. 정말 잘 지적했습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고군분투해주세요”라고 일러 주기도 했다.

이때문만은 아니다. 어느날 교육에 대해 말할 때 잘못된 부분에 대해선 정확하게 지적하고 잘못은 인정할 줄 아는 그런 교육자였다. 문제가 있으면 들어 주려고 노력하고 먼저 교육현장에 나가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결하려 하는 참 교육자였다는 게 후배 교육자들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그래서일까. 노 교육자의 퇴임을 보면서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이 교육장의 말이 생각난다.

“지금 기자생활 하기 힘들겁니다. 외롭고 고달픈 것처럼. 하지만 수많은 독자와 시민들이 말없이 뒤에서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다는 점을 아시고 힘내셔야 합니다” 이 말씀을 다시 듣는 날이 오길 바란다.

/배종석기자 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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