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그녀에게-신 광 호

시작 노트 곁에는 늘상 나의 버릇처럼

검은 머릿결이 일렁이고 있지만, 내가 꿈꾸는 글쓰기는

너에게 말하기를 소망하지만

남과 북의 거리가 가장 가깝고도 멀 듯

그보다 아슬하거나 가까이 소르르 바람 불거나

무너지는 모래성

모처럼 찾은 임진강 가에선

태양이 뜨거운 통일 동산의 한낮을 가리키지만

DMZ 건너 마을 내려다보며 반백년 꿈을 안고 살아온

그녀의 천지인 듯

강을 건너지 못한 채 숨을 거둔 이의 십자가

묘석에서

낯선 나의 시구절을 만난다

생각의 깊은 강물이여

고향은 언제나 청년으로 살아 있다

<시인 약력> 경기 남양주 출생 / ‘현대시학’으로 등단 / 시집 ‘고지와 새’ ‘새가 내게 와서’ ‘내 기억 속의 푸른 사랑’ ‘꿈의 그늘집’ ‘ 산길에 그리운 이’ 출간 / 문예지 ‘문예비전’ 주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