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아트스페이스 교포판화가 전시회
흔히 판화의 첫 인연은 초등학교 시절, 고무판화다. 둥글고 세모진 조각칼로 조심스레 고무판을 새겼다. 간혹 힘이 들어가면 어김 없이 밑바닥까지 뚫기 일쑤였다. 판화는 이상한 매력을 지녔다. 물론 결과물은 그림과 같지만 투박하면서 부드러운 칼맛과 독특한 선처리가 눈길을 끈다.
수원서 최근 중국판화의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9일부터 22일까지 수아아트스페이스(관장 최수아)에서 중국 하이롱장성(黑龍江省)에서 활동하는 중국 교포 판화가 2인전을 연다.
판화가 황태화씨(60)와 문광석씨(33)는 하이롱장성에서 태어나 줄곧 작업활동을 해오고 있는 작가다.
황태화씨는 목판화를 전문으로 작업하며 35년 이상 판화에 매진했다. 중국이 사회주의를 강화했을 당시 선전도구로 사용했던 판화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중국판화의 변천사를 몸소 겪었다.
현재 국가 1급 미술사로서 하얼빈(哈爾濱) 인근에서 아성학원을 운영하며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다. 주로 풍경화를 담는 작가는 힘차고 역동적인 작품경향을 지녔다. 작품 ‘정’(征)은 스키를 타는 여성들의 모습을 대칭으로 표현했고, 작품 ‘길일’(吉日)은 봇짐을 메고 장터로 향하는 듯한 남성들의 모습을 담았다.
하이롱장성 미술관 창작실 소속 작가인 문광석씨는 동판화 작업을 한다. 인물을 중심으로 인간 내면의 감정표현 혹은 자신 내부에서 솟아나는 상상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옛 이야기에서 주제를 선택해 상세하게 상황을 묘사하며 송진을 이용해 동판화를 부식시키는 반복작업을 거쳐 작품들을 탄생시킨다.
최수아 관장은 “중국의 독특한 판화작품과 함께 중국 판화계를 이끌고 있는 우리 동포들의 자랑스런 작품들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문의(031)258-5652
/이형복기자 bok@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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