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권의 청와대에선 별의 별 일이 다 벌어진다. 공용 헬리콥터를 이용한 직원 가족들의 집단 관광이 벌어졌는가 하면, 민생은 도탄에 빠진 가운데 정권 쟁탈 자축연을 갖고 ‘님의 노래’를 불러가며 자가 도취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불법 정치자금 등 갖가지 의혹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등 추태 또한 만발하였다.
대통령 비서설은 왕조시대의 승정원격이다. 조용한 것이 승정원이다. 도승지(비서실장)를 중심으로 좌·우 승지, 좌·우 부승지, 좌·우 동부승지 등이 있었다. 왕명의 출납을 담당하는 승정원은 임금의 그림자일 뿐 실체는 없었다. 정치에도 초연했다. 이러면서도 높은 품격의 도덕성을 지녔다. 왕조시대 임금의 비서실격인 승정원이 이랬으면 민주주의 시대인 지금의 비서실이 승정원보다 더한 도덕성을 요구받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대통령 비서실 사람이 살인을 하기란 나라 밖 그 어디에도 유례가 없을 것이다. 30대의 3급 별정직인 행정관이 아내를 목졸라 죽인 것은 이미 다 아는 일이지만 청와대측 코멘트가 고약하다.
이 행정관은 살인을 한 이튿날 태연히 청와대에 출근했고, 아내가 근무하던 열린우리당쪽에도 전화를 걸어 아내가 출근했느냐고 물었던 대목이 있었다. 자신이 죽인 아내의 출근을 물은 것은 저의가 영 좋지않은 걸로 보는 것이 세간의 눈이다. 그런데 행정관이 그같은 전화를 한 것은 “아내의 생사를 확인키 위한 것”이라는 마치 두둔하는 투의 희한한 청와대측 코멘트가 나온 것은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 것보다 못하다.
별의 별 일이 나오다 못해 이제 해외토픽감의 살인자까지 나온 지경이 된 것은 나라의 수치며 국민의 불행이다. 왜 이러는 것일까, 도덕성의 빈곤 때문이다. 청와대부터가 이 모양이 되어서는 사회 기강이 바로 설 수 없고, 사회 기강을 독려할 수도 없다. 청와대 사람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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