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종목의 병역특례

현대 국제사회의 스포츠 경쟁은 총성없는 전쟁이다. 예컨대 올림픽만 해도 ‘참가에 의의가 있다’던 시대를 지나 이젠 참가의 의의와 함께 승리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총성없는 전쟁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중 국제 스포츠대회는 문화 분야에 속하면서 경제적 부가가치가 점점 높아져가는 추세다.

국제사회의 스포츠 경쟁은 곧 국위 선양이다. 이번 WBC의 4강 진출에 따른 일부 야구선수의 병역 특례조치가 나오자 비인기 종목 분야에서 차별 대우를 들고 나왔다. 펜싱 핸드볼 하키 등 예를 들자면 이밖에도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유가 있는 주장이다. 다만 국제 스포츠 대회에도 격이 있다. 올림픽 입상을 제외하고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경기대회 등을 권위있는 대회로 친다. 월드컵대회는 축구, 그리고 이번에 치른 야구 외에는 별로 권위가 인정되지 않는다. 친선게임 수준의 각종 오픈대회는 격이 낮다.

주요대회에서 국위를 선양한 입상 선수들에 대한 병역 특례에 인기종목 비인기종목을 가리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 게 사실이다. 어떤 종목의 선수이든 주요 국제대회에서 입상하기 까지는 남모른 노력의 피눈물이 고여 있다. 축구의 차범근씨는 태릉선수촌에서 남들은 다 잠자는 새벽에 혼자 나와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날마다 슈팅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비화가 있다.

인기종목일수록 프로 선수들이 많고 비인기종목은 겨우 실업팀이거나 아니면 순수한 아마 선수들이 많다. 뒤집어 말하면 아마 선수들의 국위 선양을 더 높이 평가해야 한다. 비인기종목이라는 이유로 외면되는 것은 스포츠정신이 아니다. 권위있는 대회에서의 국위 선양은 인기종목, 비인기종목을 가릴 이유가 없다.

비인기종목의 병역 특례조치는 비인기종목의 저변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정치는 후진국 수준에 머문 가운데 스포츠는 선진국으로 가고 있다. 스포츠 선진국의 고른 저변 확대를 위해서도 비인기종목의 병역 특례는 능히 검토할만 하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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