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언론에 판교만큼 오르내린 신도시는 아마 없을 것이다. 막판 분양 직전까지도 그랬다. 분양 직전에 취해진 성남시의 분양가 승인 유보는 분양 일정이 취소될 지경으로 아슬아슬했다. 그래서 성남시를 욕한 사람도 있었지만 자치단체의 그같은 권한 행사는 잘한 조치다. 민간건설업체의 아파트분양 가격에 평당 십만원의 거품만 빼도 수천만원의 이익이 실수요자들에게 돌아간다.
그런데 판교신도시는 서민들에겐 그래도 너무 먼 도시다. 싸다는 24~29평형 주공아파트 분양가격이 3~4억 수준이고 보면, 하늘의 별따기라는 당첨은 고사하고 신청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은행 융자를 낸다지만 7천500만원까지 내준다는 융자를 받아도 은행 이자를 감당할 서민은 없다.
이래 저래 무주택 서민들은 월 임대료가 58만원인 임대아파트에 쏠리는 모양이지만 이도 만만치 않다. 천만 다행으로 입주한다 해도 그냥 소멸되는 임대료를 무한정 내기엔 벅찬 것이 서민들 처지다.
아파트를 지어도, 지어도 무주택 서민은 여전하다. 이유가 있다. 아파트가 없어 자기집을 장만하지 못한 것이 아니고 돈이 없어 집마련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서민층 형편에 맞는 아파트를 짓는 법은 없다. 그렇게 지으면 슬럼가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갈수록이 대형화하고 더 호사스럽게 짓는 것이 아파트 건설 추세가 됐다. 이래야 비싸게 더 잘 팔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민층의 자기집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진다. 먹고 살기도 바쁜 이 불황에 아파트 입주금을 저축한다는 것은 평생가도 못할 꿈인 것이다.
시작부터 분양 직전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판교신도시, 당첨만 되면 대박이 터진대서 ‘아파트 로또’라고도 하는 판교신도시는 결국 돈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일 뿐 서민층과는 먼 얘기가 됐다.
돈은 많아도 돈이 없고, 아파트는 많아도 아파트가 없는 서민들은 대부분이 정직하게 산 사람들이다. 다만 남들처럼 주변머리가 없는 죄뿐인 데 그 고통은 너무도 커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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