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약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강하다’고 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머니의 힘은 실로 위대하다. 이런 가운데 나타난 전통적 한국 어머니의 모정은 희생정신이다.
조선 숙종조 대제학을 지낸 김만기, 소설 ‘구운몽’ 등 국문학사상 주옥같은 소설을 남긴 한글문학의 선구자 김만중 형제를 어려운 환경속에서 훌륭히 키워낸 것은 홀몸이었던 어머니 윤씨부인이다.
자녀를 위해서라면 물 불을 가리지 않는 것이 한국의 어머니상이다. 자녀에 대한 자애와 헌신으로 온갖 고생도 마다하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고전문학이 많다. 예를 들면 ‘계녀가’(誡女歌)는 이런 어머니상을 그린 것이며 사모곡(思母曲)은 그런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가사작품이다. 현대문학에도 많다. 소설로는 ‘어머니’(강경애) ‘엄마의 말뚝’(박완서) ‘어머니의 깃발’(송기숙) 등을 꼽을 수 있다.
‘어머니 /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 깊은 호수에 흰 물새 날고 / 좁은 들길에 들장미 붉어 / 멀리 노루새끼 마음놓고 뛰어다니는 /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의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의 시다. 조병화의 ‘어머님 방의 등불을 바라보며’, 박목월의 ‘어머니’란 제목의 시집도 있다.
미국 슈퍼보울의 영웅 하인스 워드(30), 그의 어머니 김영희씨(59) 모자가 모국에 돌아와 공식 일정을 보내고 있다. 아들은 “어머닌 나의 전부”라고 말한다. 아들을 인생의 전부로 알았던 어머니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모자가 산 조지아주 프래스트파크 일대에서는 ‘김영희’는 몰라도 “워드 엄마”라고 하면 거의 모를 사람이 없을 만큼 아들을 키운 정성이 지극했던 것 같다. 아들을 똑바로 키워 대학까지 졸업시키면서 선수생활 뒷바라지를 한 어머니의 힘은 식당 등에서 하루 15시간을 일해온 각고의 노력이었다. 낯 설고 말 설고 물정 설은 이국 타향에서 그럴 수 있었던 것은 희생정신의 모정이다.
이들 모자의 금의환향, 이는 전형적인 한국 어머니상의 인간승리인 점에서 돋보인다. 김영희씨를 통해서 전통적 어머니의 모습, 워드를 통해서 한국적 효를 재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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