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액정화면)는 반도체 소자를 이용한 얇은 화면 장치를 말한다. LCD를 제작하는 공장은 LCD를 만들 수 있는 유리 기판(基板)의 크기로 구분한다. 한 세대가 올라갈수록 기판은 물론 공장 규모가 커진다. 4월27일 준공한 LG필립스LCD(이하 LPL) 파주 7세대 공장에서는 가로 1950㎜, 세로 2250㎜ 크기의 LCD 기판을 이용한다.
LPL파주공장은 비무장지대(DMZ)에서 불과 10㎞ 떨어진 접경지역에 조성됨으로써 외국 투자자들에게 안보불안을 해소시켜 준 것은 물론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서 기여하는 바 크다. 세계 유수 언론들이 ‘비무장 지대 인근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을 발견한 한국인들’이라며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충남 아산 탕정단지 LCD공장에 이은 LPL 파주공장의 준공으로 우리나라는 대만·일본 등의 추격을 뿌리치고 600억달러 규모의 세계 LCD 패널(반제품 상태의 화면 부품)시장에서 1위 자리를 더욱 굳힐 수 있게 됐다. 이름하여 ‘파주 LCD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집적단지)’가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기업과 중앙·지방 정부의 유기적 행정 협조의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2002년 LPL이 경기도와 공장건설 협의에 나서면서 “10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지을 공장 부지가 있느냐”고 문의하자, 경기도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공장 유치 작전에 나섰다. 중국 난징(南京)을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던 회사는 결국 파주를 택했다. 경기도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산업자원부·환경부 등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의하며 기본계획 수립, 산업단지 지정 신청· 승인 등의 절차를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투자의향서(MOU)가 체결된 지 불과 5개월 후인 2003년 7월 ‘파주 LCD 산업단지’ 지정이 확정됐다.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트는 이번 공장을 필두로 2015년까지 27조원을 들여 140만평(LCD공장 50만평, 협력단지 60만평, LG계열사단지 30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직접적 고용효과만 4만2천명에 달하는 사업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私)기업 행사에 참석, 덕담식 축사를 한 일도 보기에 아주 좋았다. 손학규 경기도지사 등 공무원들이 정말 큰일을 해 냈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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