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도 ‘부익부 빈익빈’

‘근로자의 날’을 맞아 대·중견기업의 근로자들이 해외여행이나 성형수술 등 긴 유급휴일을 만끽한 반면 영세중소기업의 근로자들은 가산수당도 없이 정상근무에 들어가 기업규모와 업종 등에 따라 근로자의 날 휴무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졌다.

1일 한국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와 도내 기업 등에 따르면 정부가 ‘근로자의 날 제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5월1일을 유급휴일로 정함에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 등 대기업 근로자들은 이날 가족, 연인 등과 함께 휴일을 즐겼다.

용인 에버랜드에는 이날 근로자와 가족 4만5천여명이 찾아 입장객이 평일보다 2배 이상 많았고 과천 서울랜드와 용인 민속촌에도 각각 7천500여명과 7천여명이 입장, 주말 입장객수를 방불케했다.

특히 일부 대·중견기업 근로자들은 지난 29일부터 5월1일까지 3일 연휴와 5월5일부터 이어지는 어린이날 3일 연휴 사이에 낀 2~4일 휴가를 더해 최대 9일의 연휴를 얻어 해외여행에 나서기도 했다.

수원 N투어 관계자는 “늘어난 휴가를 이용해 최소 7일 이상 소요되는 유럽이나 미주, 호주 등 장거리 해외여행을 예약한 대·중견기업 직원들이 지난해보다 90%나 증가했다”며 “한달전에 예약이 마감됐는데도 지난주까지 예약하려는 문의전화로 동남아와 중국 상품까지 동이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또 성형외과나 치과 등의 예약도 늘어 광명 A성형외과에는 점을 빼거나 쌍꺼풀 등을 수술하려는 근로자들로 예약률이 30% 이상 늘었고, 수원 K치과도 환자들의 예약이 2배 이상 늘었다.

이에 비해 반월·시화공단 등 도내 상당수 영세중소기업의 경우 휴일수당이나 가산수당없이 정상근무, 기업규모와 업종 등에 따라 근로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다.

반월공단 P휴대전화 부품업체는 이날 30여명의 직원 전원이 출근, 중국 수출을 물량을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고, 시화공단 S전자인쇄회로기판 제조업체도 150여명의 근로자 전원이 평소와 같이 정상근무했다.

이와 함께 도·시금고를 관리하는 농협중앙회와 기업은행 등도 일부 직원들이 출근, 지방세 수납이나 지역개발공채 매입 등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서부지역본부 관계자는 “대기업이 근로자의 날을 유급휴일로 철저히 지키고 있는데 비해 반월·시화공단내 근로자수 10명 미만의 영세중소업체의 상당수가 수출물량 등을 맞추기 위해 정상근무를 했다”라고 말했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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