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 유작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는 네덜란드 사람으로 파리 화단에서 활약하다가 설흔일곱의 나이에 요절한 천재 화가다.

정열적 색채의 노랑 해바라기를 자화상처럼 그리길 좋아해 ‘태양의 화가’로도 불리운다. 감수적인 선율, 극력한 색조, 적극적인 화풍은 광기가 서릴 정도다.

1900년대 초 프랑스의 반아카데미파 화가 마티스 등이 굵은 선으로 대담하게 단순화하는 혁신적 화풍이 시작된 것이 야수파의 등장이다. 고흐의 파격적 화풍은 사후 10여년만에 본격화한 야수파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다.

얼마전 미국 뉴욕 크리스티경매장에서 4천30만 달러(380억원)에 팔린 고흐의 그림 ‘아를르의 여인, 마담 지누’는 1890년 작품이다.

그러니까 말년작으로 파리 근교 아를르에 살면서 자주 찾았던 카페의 여주인이 모델이다.

그러나 당시엔 고흐의 화풍이 인정을 받기는 커녕 되레 비판이 혹독했다. 경제적으로 가난하였고 육체적으로 불행했다.

처음엔 농민이나 직공 등을 그리길 좋아했다. 산업혁명 이후의 소시민층을 옹호했던 것 같다.

생전엔 가난뱅이 화가의 그림이 사후 116년만에 4천30만달러에 팔린 것을 보면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 예술의 세계다. 팔린 돈의 100분의 1, 아니 그보다 더 적은 돈이라도 살아있을 적에 고흐에게 있었더라면 요절하진 않았을지 모른다.

독특한 화풍만큼 성격 또한 괴팍하여 타협을 몰랐던 고흐는 가난과 신병을 어쩌면 자학적으로 즐겼다. 처음에는 사실적 화풍을 지녔다가 인상파에 정진하면서 돈의 유혹으로 다시 사실적 화풍을 요구받았으나 끝내 거절했다.

말년에 정신분열증을 앓았던 ‘태양의 화가’ 고흐는 아무도 돌보는 이 없는 가운데 끝내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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