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2002년부터 성매매를 합법화했다. 현재 공식적으로 등록된 성매매 여성이 약 40만명이다. 그런데 요즘 월드컵 축구경기 개최를 앞두고 독일에서는 ‘월드컵 특수’를 노린 성매매 산업을 둘러싸고 논쟁이 뜨겁다고 한다.
결승전이 열리는 베를린올림픽 스타디움 인근에는 지난해 9월 이미 ‘아르테미스’라는 초대형 매춘업소가 등장했다. 650만유로(약 76억원)를 들여 지어진 ‘아르테미스’는 4층 건물에 40개의 침실이 있으며 건물 내에 사우나와 수영장, 일광욕 시설 등까지 갖춰 하나의 ‘리조트’처럼 꾸며졌다. 물론 건물 곳곳에 축구 경기 시청을 위한 대형 텔레비전도 설치돼 있다. 업소측은 월드컵 기간에 하루 평균 500여명의 손님들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데 베를린 뿐 아니라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도시 곳곳에 이같은 대형 매춘업소가 등장했다.
독일 성매매 여성은 물론 유럽 각지의 여성이 성매매를 위해 독일로 몰려들 경우를 대비해 벌써부터 윤락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한데 유럽 내 가장 큰 홍등가로 불리는 쾰른의 파스카 지역 윤락업소 연합은 최근 손님들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반나체 여성의 사진 위에 월드컵 참가 32개국의 국기를 담은 대형 포스터를 내걸었다.
홍등가 입구 빌딩에 내걸린 가로 8m, 세로 24m의 이 포스터에는 각국 국기와 함께 “친구를 사귈 좋은 기회’라는 월드컵 슬로건을 패러디한 ‘여자친구를 사귈 좋은 기회’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축구가 성매매와 연결된다는 사실에 한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러나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연합(EU), 독일 정부는 성매매에 나선 여성들의 인권을 걱정하는 나머지 인신매매 및 불법 성매매 근절을 위한 전국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독일은 매춘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세금·의료보험료·연금까지 납부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찰이 전국 24곳을 ‘성매매 적색지역’으로 정하고 대대적 단속에 들어간 현실을 보자니 독일 매춘업이 비교된다. 아무리 단속해도 근절되지 않는 게 매춘이다. 단속을 강화하면 장소를 옮겨 또 다른 ‘적색지역’을 형성한다. 인류 최고(最古)의 직업이라는 매춘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남창(男娼)도 버젓이 생긴다. 과연 인간의 욕정은 끝이 없는가. 독일이 성매매를 합법화한 이유를 알 것 같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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