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이 곳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로 유명했던 철의 삼각지 인근이다. 1951년 6월부터 9월 사이 국군 2사단 17연대·32연대가 중공군 20군 예하 부대를 맞아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이 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유해가 유품과 함께 55년만에 발견됐다. 유해가 참호속 여기저기 흩어진 것으로 보아 포탄에 전사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녹슨 철모 탄창 대검 등이 당시의 참상을 말해준다. 이름없이 산화한 한 젊은이의 주검이 반세기가 지나 비로소 세상에 알려졌다. 육군은 DNA검사로 신원을 확인한 뒤 국립현충원에 봉안할 계획이다. 그간 전사자 유해가 상당수 발견됐으나 DMZ서 발굴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가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발굴단을 창설, 발굴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현재 19명으로 된 육군소속의 ‘유해발굴팀’을 국방부 직할의 ‘국방유해발굴감식단’으로 확대 개편키로 했다. 대령급 단장 밑에 장교 10명, 사병 78명으로 구성되는 부대 창설을 위한 ‘국방유해발굴감식단령 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6·25 한국전쟁 50주년 기념사업으로 지난 2000년부터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인력 및 장비 부족의 한계가 심해 전문 부대를 창설키로 한 것이다.
국방부가 추산하고 있는 발굴 대상의 유해는 모두 14만5천여 위로 보고 있다. 이 중에 발굴된 유해는 1천309위로 약 0.9%에 머문다. 비록 많이 늦긴했으나 이제부터라도 유해발굴을 본격화 할 부대 창설을 서두르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미국은 하와이에 400여 명의 전문 인력이 연간 600억원을 들여 2차대전 유해를 발굴하는 실종자 탐색 발굴부대를 두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녘 땅에서 숨진 미군 전사자 유해를 북측에 발굴 사례비를 주어가며 인도받기도 한다. 우리 땅에서 우리의 국군 유해를 아직껏 다 수습지 못한 것을 우린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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