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력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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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오래 전에 읽은 문학작품이어서 작가와 제목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재일동포의 작품이다. 일본에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한국인 아들이 어머니에게 “한국 해군과 일본 해군이 싸우면 누가 이겨요?”라고 묻는다. 어머니는 “지금은 잘 모르지만 철이가 어른이 되면 한국 해군이 분명히 승리할 것”이라고 대답한다. 그러고보니 제목이 ‘철이와 군함’인 것 같다. 이 작품은 일본에서 널리 알려진 문예지(신문?)가 실시한 현상모집에 당선된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인이 쓴 작품을 일본 문예지가 당선작으로 뽑은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었는데 그 ‘철이’가 지금은 50살이 넘었을 것이다. 일본의 독도 근해 배타적 경제수역(EEZ) 해저 탐사를 둘러싸고 독도 영유권 분쟁이 촉발됐을 때 그 ‘철이’가 떠올랐었다.

국방백서와 2004~2005 제인연감(Jane’ s Yearbooks) 등에 따르면 해군력의 경우 우리 해군이 3개 함대사령부에 병력 6만8천670명(2004년 기준, 해병대 2만7천60명 포함)을 보유한 반면 일본의 경우 호위함대사령부(기동함대)와 지방대(地方隊·해역함대)에 4만5천842명(2005년 기준) 규모다. 일본은 먼 바다는 ‘호위함대’가 지키고, 호위함대를 뚫고 들어온 적은 사세보(佐世保) 등 다섯 곳에 사령부를 둔 ‘지방대’가 일본열도를 방어하는 이중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

병력수에서는 한국 해군이 다소 우월하지만 함대·잠수함·해상초계기 등 모든 전력을 비교하면 한국 해군 전력은 일본 해상자위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믿고 싶지 않지만 만일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독도 문제로 동해상에서 맞붙을 경우 냉정히 말해 반나절도 안돼 싸움이 끝날 것”이라는 합동참모본부의 분석도 나왔다.

군과 더불어 각각 동해의 경비를 맡고 있는 한국·일본 양국간 해양경찰력도 힐본 해상보안청의 무기나 장비에 비하면 한국해양경찰청의 장비들은 말하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숫자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려니와 그나마 현재 보유중인 장비들도 낡은 것이 많아 실전에서 전투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변 열강이 한반도를 병탄하려 할 때 특히 독도 현실은 국방비 증액을 필요로 한다”는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말은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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