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러

1945년 8월15일 광복부터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건국이 있기까지의 정치 테러는 주로 요인 암살이었다.

민족진영의 우익에선 송진우·장덕수가 암살되고 좌우 합작파의 여운형이 암살당했다. 심야에 자택에서 피습당한 송진우·장덕수의 살해범과 서울 혜화동 로터리에서 백주에 승용차를 타고가는 여운형을 저격한 범인이 모두 붙잡혔다. 범인은 붙잡혔으나 배후는 모두가 오리무중으로 끝났다.

김구를 저격한 안두희 역시 마찬가지다. 안두희의 그뒤 호사생활로 보아 권력층의 비호가 있었던 것은 틀림이 없어 보였지만 배후의 최고위층이 누구인지는 끝내 드러나지 않은 채 미궁에 빠졌다.

하긴, 막강한 첩보력을 지닌 미국 CIA도 케네디 암살의 진상은 지금도 오리무중이다. 붙잡은 암살범이 암살당한 후 한동안 추리만 난무했다.

김대중 납치사건 역시 진실은 아직도 베일에 가려있다. 일본에서 납치당해 배로 현해탄을 건너며 수장될 뻔 했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 돌아온 사건이다. 그러나 이도 당시 중앙정보부가 납치한 것으로만 알려졌을 뿐 누구의 지시로 그랬는진 여전히 장막에 가려졌다.

한동안 잊었던 정치테러가 발생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피습사건은 같은 정치테러 중에서도 선거테러인 점에서 주목된다. 범행이 살인의 의도까진 있어 보이지 않으나 피해가 꽤나 중상이다. 문제는 범행 동기다. 그리고 배후다.

그런데 이 역시 진실이 제대로 밝혀질 것인지 의문이다. 만약에 배후가 있는데도 개인의 소행으로 둘러대는 가운데 경찰이 증거를 잡지 못하면 진실은 묻히고 만다.

5·31 지방선거의 최대 불상사가 정신이상자 같은 사람의 잔인한 한바탕 해프닝으로 결론날 공산이 없지 않을것 같아 걱정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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