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경기인 점에선 스포츠다. 게임의 요소를 지녔다. 그러나 육체적 단련이 요구되는 스포츠 개념으로 보아서는 바둑을 스포츠로 보기가 어렵다. 이는 오랜 그간의 논쟁이었다. 이럴 때마다 바둑계에서는 두뇌 스포츠라고 했다. 즉 두뇌 단련의 스포츠이기 때문에 두뇌 단련이나 육체 단련이나 다 같다는 것이다.
어떻든 근래 바둑이 스포츠로 인정됐다. 대한체육회가 대한바둑협회를 준가맹단체로 영입했다. 전국체육대회에서 시범경기도 있을 전망이다. 이로써 국내 바둑은 한국기원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바둑과 대한바둑협회의 아마바둑 양대산맥이 형성됐다.
그러나 바둑의 스포츠 출발은 넘어야 할 산, 건너야 할 강이 많다. 우선 실업팀들이 창단돼야 하는데 이게 쉬운일이 아니다. 대학 특기생이나 병역 특기자 혜택은 아득하다. 병역 특기 대상의 바둑스포츠 국제대회도 없고 특기생을 받아줄 대학도 명지대 한 군데 뿐이다. 대학에 바둑과를 둔 대학이 다른 덴 없다. 대한바둑협회와 한국기원의 관계 정립도 과제다.
희망은 있다. 명지대에서 학문으로 정립한 바둑을 대한바둑협회가 스포츠화 못할 이유는 없다. 보드게임인 체스가 카타르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바둑 역시 아시안게임 진출이 가능하다.
문제는 아마 바둑계 자체에 달렸다. 바둑의 묘미는 오묘한 기리(棋理)와 무궁무진한 전술 전략이다. ‘소탐대실’ 등 위기십결의 잠언은 인간사에도 새겨 들어야 할 말이 많다. ‘끊으면 뻗으라’는 등 전술적 격언, ‘대치하고 있는 중앙이 크다’는 등 전략적 용어가 숱하지만 수 위에 또 수가 있는 것이 가히 무한하다.
대한바둑협회는 바로 이같은 바둑의 이치를 본받아 협회가 먼저 기리에 충실한 운영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바둑의 스포츠 연착륙이 가능하다. 대한체육회 산하 대한바둑협회 전국 시·도지부 결성에 따라 경기도 지부도 곧 결성하게 된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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