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금게’

꽃게철이다. 연중 육질이 가장 꽉 차고 찐 맛이 또한 쫄깃한 게 담백하면서 감칠맛이 더 한다. 맛도 좋지만 동의보감은 열기를 푸는 식품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동해 중부 이북을 제외한 전 연안에 분포됐으나 모래질과 진흙질이 많은 서해 연안에서 많이 생산된다.

서해 연안에서는 꽃게가 밀물 때 헤엄쳐 들어오고 썰물 때 헤엄쳐 나가는 습성을 이용해 조간대(潮間帶·만조시 해안선과 간조시 해안선 사이의 부분)에 돌로 팔자(八字) 모양의 둑을 만든 곳에 발을 쳐 잡곤 하였다. 다른 게는 헤엄을 못치는데 꽃게만은 부채같은 양쪽 앞다리로 헤엄치는 특성을 지녔다.

그러나 발을 쳐 꽃게를 잡던 것은 옛날이고 지금은 자망(刺網)으로 잡기도 무척 힘들다. 서해의 생태계 변화로 꽃게가 귀해져 화성 앞바다에서도 많이 잡히던 게 이젠 전과 같지 않다. 이러다 보니 값이 높아져 꽃게 활어 한 마리가 돈 만원 가기 예사다. 값은 고하 간에 우선 꽃게 구경하기가 점점 더 힘들다.

연평도 근해에서는 지금도 많이 잡히긴 하지만 우리 어선보다 중국 어선이 더 설친다. 우리의 어선이 제약받는 어로 한계선을 중국 어선이 넘나들면서 그야말로 싹쓸이해가는 것으로 들린다. 수십 척도 아닌 수백 척씩 선단을 이루는 중국 어선은 그 위세가 여간 대단한 게 아니다.

어쩌다가 우리의 바다에서 우리의 어선이 제대로 못잡는 꽃게를 중국 어선이 싹쓸이 해가게 됐는지 정말 안타깝다. 남북회담 남북경협은 뭣 때문에 하는가, 작심하면 될 손쉬운 이런 어로 문제 하나 해결못해 중국만 좋은 일 시키면서 무슨 민족공조를 말하는 지 모르겠다.

연평도는 조기 잡이로도 유명했다. 해상에서 열리는 생선 시장이 파시(波市)로, 연평 조기파시는 전국적인 명물이었다. 또 하나의 연평도 특산물인 꽃게 잡이가 제대로 돼야 한다. 우리 어선의 어로 제한은 언제쯤 풀릴 것인지, 꽃게철에 꽃게가 귀하다. 꽃게가 ‘금게’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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