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저기도 월드컵 축구다. KBS·MBC·SBS 지상파 3사의 심야시간대가 대체로 이렇다.똑같은 경기를 여기서도 저기서도 방송할 때가 있다. 심지어는 동작 하나가 안 틀린 것 같은 구도의 중계를 여러 곳서 동시에 방송하기도 한다.
전파 낭비다. 그러나 방송사로서는 이유가 있다. 보도에 의하면 한국방송협회(회원사 KBS·MBC·SBS)가 월드컵 국내 중계권을 사들인 금액이 236억원에 해당하는 2천500만 달러라는 것이다. 방송사 입장에선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리는 한 달 동안에 본전 이상의 이문을 뽑아야 하는 것이다.
지상파 3사가 예선 3경기에만 잡고 있는 광고수입이 약 75억원이다. 첫 경기인 토고와의 경기에 붙는 광고 단가는 15초에 최고가 2천500만원이다. 우리가 출전하는 경기에만 광고 수입이 붙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 모든 경기의 중계방송에도 광고는 붙는다.
하지만 역시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의 광고 단가가 높은 것은 더 말할 것 없다. 이래서 누구보다 16강 이상의 진출을 염원하는 것이 지상파다. 광고의 이해 관계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상파 3사는 이번 역시 4강까지 진출하면 1천180억원을 벌어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계권료 236억원의 5배를 벌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다 같은 방송사인 데도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다. 예컨대 개최국 독일에선 개막전의 경우 제2공영방송인 ZAF 한 채널에서만 방영했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2개 채널이 전담하면서 재방송은 피하고, 일본 역시 자체에서 방송을 내부 조정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국내 지상파 3사는 월드컵 축구경기만이 아니고 오락 프로그램도 월드컵 축구와 연계시켜 ‘월드컵 흥행’으로 일색화하는 모양이다.
오늘 밤 10시면 토고와의 첫 경기 중계방송이 드디어 시작된다. 이를 안 보고 배길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방송사의 중계방송은 좋지만 시청자들을 지나치게 장삿속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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