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수원하모니댄스 페스티벌’을 보고

황홀한 춤사위로 저무는 여름밤 문득 삶이 아름답네…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 주려는 무용단원들의 몸짓 하나 하나에 관객들이 화답한 초여름밤 멋진 하모니의 댄스 페스티벌이었다.

지난 25일 오후 7시30분께 페스티벌의 시작을 알리자 수원 매탄동 야외음악당 주변에는 연인이나 가족 단위로 산책나온 시민 300~400명이 하나둘씩 모여 들어 야외공연장 관람석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날 관객들과 하나가 된 공연은 몰토 댄스 컴퍼니(대표 이동수)가 기획·주관하고 화성문화재단과 경기도무용협회가 후원해 수원야외음악당에서 열린 ‘2006 수원하모니댄스 페스티벌’.

이날 공연에는 국내외 각종 무용·발레 콩쿨에서 입상하거나 우수한 성적을 거둔 이명진 무용단, 예인무용단(단장 신혜경), 류주연 댄스컴퍼니, 임은주 무용단, 오은령 무용단, 댄스 시어터 온 소속 등이 참여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이날 공연은 몰토 댄스 컴퍼니가 그동안 실내에서만 열렸던 무용을 야외로 옮겨 관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문화 마인드를 확산시키기 위해 마련했다.

공연에 나선 각 무용단 소속 단원들은 관객들에게 최고의 춤사위를 보여주기 위해 오전 10시부터 리허설을 통해 춤사위와 동작들을 점검하는 등 최종 연습을 마무리했다.

이어 오후 7시30분 땅거미가 서서히 야외음악당에 내려앉을 즈음 임은주 무용단의 한국무용 태평성대가 장중한 음악과 함께 페스티벌을 알리는 춤사위를 선보였다. 어느새 야외음악당 관람석은 삼삼오오 공원을 찾은 연인과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산책나온 가족단위 주민들로 메워지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무용단원들의 춤사위가 끝날 때마다 큰 박수와 함께 환호성으로 멋진 공연에 화답했고 사회자가 각 작품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할 때는 무슨 작품인지 귀를 기울이며 경청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의 하일라이트는 예인무용단(단장 신혜경)의 한국무용 창작 4인무인 사군자 작품.

무대 중앙에 매(梅), 난(蘭), 국(菊), 죽(竹) 등 사군자를 나타내는 대형 걸개그림이 내려오고 첫 등장한 고대환양이 역동적이면서도 절제된, 화려하면서도 우아함을 음악과 조화를 이룬 춤사위로 표현하자 관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여리면서도 강한 기개를 나타내듯 힘찬 춤사위가 돋보인 김은지양의 난초(蘭), 대금과 거문고, 장고 등의 화음으로 ‘나의 살던 고향은’ 곡을 모태로 국화의 화려함과 즐거움과 경쾌함을 표현한 최윤영양의 국화(菊), 대나무의 절개와 힘참을 남자의 강렬한 춤사위로 표현해 깊은 인상을 남긴 윤영식군의 대나무(竹) 등이 펼쳐질 때에는 일부 관객들이 멋진 춤사위를 담기 위해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그동안 실내에서만 공연된 춤과 무용을 야외로 옮겨 전문가의 춤사위는 아니더라도 그동안 배워온 춤사위를 유감없이 발휘했고, 작지만 의미있는 페스티벌을 지켜 본 관객들은 어둠이 야외음악당에 내려앉는 속에서도 무용단원들의 몸짓 하나하나, 손짓 하나하나에 눈길을 놓지 않았다.

1시간 40여분간의 초여름 밤 화려한 춤의 향연이 끝났을 때 관객들은 진한 감동을 오랜동안 간직하려는듯 출연한 단원들이 마지막 인사를 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고 출연진들이 소개될 때마다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

인근 임광아파트에서 자녀와 함께 산책을 나왔다는 한 주부는 “초여름 밤 이런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며 “작지만 멋진 공연을 보여준 이들에게 감사하며 이같은 공연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현기자 major0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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