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신문은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정서적으로 교육적으로 큰 도움을 준다. 시사적인 기사는 어린이들이 사회를 이해하는 데 안내 역할을 한다. 오늘날 청소년들 가운데 상당수는 초등학교 시절 어린이신문을 구독한 추억이 많을 터이다. 어린이신문은 만화를 읽으며 깔깔대며 웃게 만들고 퀴즈나 낱말 맞추기를 통해 상식의 탑을 높게 쌓아준다. 동시·동화 발표란이 있어 어린이들에게 문학적 소양도 길러 준다. 초등학교 시절 백일장에 참가하여 입상했거나 어린이신문 또는 일반신문 어린이면에 동시와 산문을 발표한 것이 좋은 계기가 돼 문인이 된 사람들도 적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행되는 어린이신문들은 나름대로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달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초등학교에서 어린이 신문을 구독하지 못하도록 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학교에서 특정매체 어린이 신문을 구독하게 하거나 교육활동에 의도적으로 활용하여 문제점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학교에서 구독하고 있는 학생은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구독하도록 하라”는 지침도 덧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이 “교육부가 공문까지 동원해 구독여부를 간섭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을 통한 교육’(NIE)의 중요성을 모르는 처사”라며 “어린이 수준에 맞게 사회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봉쇄하겠다는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는 교원단체의 말이 틀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예컨대 반강제적인 구독이라면 학부모에게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이다. 자녀가 둘 이상 초등학교에 재학중인 가정의 경우, 같은 신문을 2부 이상 볼 수도 있다. 알아보건대 학교가 학생들에게 신문을 강제로 구독하도록 하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설령 교육적인 가치가 있어 구독을 해야 한다 하더라도 전교생이 모두 구독한다는 건 오해의 소지가 없지 않다. 학교운영위의 결정이라고 하여도 반대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면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어린이신문이건 일반신문이건 자율적으로 선택, 구독하는 것은 독자의 권리이다. 어린이들이 상처 받지 않도록 문제점을 대화로 풀어나가기 바란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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