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는 어린이들이 나란히 걸어갈 때 서로 팔을 올려서 어깨를 겯는 행위다. 서로의 친밀을 나타내기도 하고 협동·단결을 상징한다. 학교에 오가거나 들길을 걸을 때 곧잘 한다. 어깨동무를 하여 걸을 때에는 행진곡조의 여러가지 노래를 부르며 걸음을 맞추어 나간다. 특히 ‘어깨동무 내동무’는 전승노래로 널리 분포돼 있다.
“어깨동무 깨동무 / 미나리밭에 / 깨반찬”, “어깨동무 내동무 / 싸리밭에 / 깨동무”하거나 “각씨 어디 가데 / 신랑 따라 가더라 / 신랑 어디 가데 / 각씨 따라 가더라 / 실 어디 가데 / 바늘 따라 가더라 / 바늘 어디 가데 / 실 따라 가더라 ”하는 노래를 부른다.
어깨동무는 자연발생적으로 이루어지는 행위다. 특히 가까운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우정의 상징이다. 노래를 부르며 걸을 때에는 자신들은 물론 보는 사람들까지도 즐거운 느낌이 들게 한다. 그런데 요즘 어린이들이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가는 정경이 눈에 띄지 않는다.
골목길을 누비는 어린이들의 음악대도 즐거운 구경거리다. 동네 어귀까지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모습은 멋지다. ‘어린음악대’라는 동요는 듣기 좋고 재밌다. 김성도(金聖道)가 작사·작곡한 노래다.
“따따따 따따따 주먹손으로 / 따따따 따따다 나팔붑니다 / 우리들은 어린음악대 / 동네 안에 제일 가지요 // 쿵작작 쿵작작 둥근차돌로 / 쿵작작 북을 칩니다 / 구경꾼은 모여드는데 / 어른들은 하나 없지요” 예닐곱 명의 어린 아이들이 아버지의 모자나 운동모자를 쓰고 동네를 활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멋진 음악대가 보이지 않는다.
몇십년 전만 해도 어린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올 때 어깨동무를 하고 노래를 불렀다. 여자 애들은 새침데기여서 남자애들과는 어깨동무를 거의 하지 않으려 했다. 여자애들끼리만 어깨동무를 하였다.주먹손으로 나팔을 불고 둥근차돌로 북을 치며 동네를 돌아 다닐 때에도 여자애들은 구경꾼처럼 따라다니는 걸 좋아했다. 동요 노랫말에는 “구경꾼은 모여드는데 / 어른들을 하나 없지요”했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어른들은 멀리서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요즘 어린이들도 옛날 어린이들처럼 씩씩한 개구쟁이였으면 좋겠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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