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도지사 파격 행보

김문수 경기지사의 ‘다른 점’이 이번 기록적인 수해에서 여과없이 드러났다. 이른바 군살빼기 행정으로 불릴만큼 김 지사는 형식을 과감히 탈피한 실용주의 도백수행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우산연휴로 일컬어진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도내 곳곳을 강타한 기록적인 물폭탄에 김 지사는 결코 도지사가 누릴 수 있는 정치적 액션을 보이지 않았다. 흔히 수해때면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대동하는 ‘카메라 플래시’도 찾을 수 없었다. 물난리와 흙난리가 한창이던 지난 16일 김 지사의 제2청 행보는 사실상 예고 없는 방문이었다.

비서실로부터 공식적인 연락은 없었다. 수행비서 단 1명만이 그를 보좌했다. 갑작스런 최고 인사권자의 기습방문으로 제2청의 분위기가 어땠을 것인가는 누구나 쉽게 짐작이 가는 일이다. 김 지사는 공무원들 격려보다 주민들을 위한 예방책과 수습책 등을 선주문했다. 퇴근도 하지 못한 채 3일동안 누적된 피로가 있었지만 공무원들은 김 지사의 따끔한 지적에 새롭게 긴장을 가다듬었다.

점심시간이 한참이나 지나서야 조촐한 해장국으로 끼니를 때운 김 지사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연천으로 서둘러 향했다. 그동안 당연시됐던 제2청 행정부지사와 지역개발국장, 건설재난과장 등 그 누구의 보좌도 허용하지 않았다. “수행을 왜 합니까? 할 일이 많은데….’ 공무원들에게는 가히 이색을 넘어 파격적인 스타일로 받아 들여 졌다.

이같은 그의 ‘소박’한 출연은 연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형식적인 보고는 생략하고 직접 범람위기를 맞고있는 한탄대교로 달려갔다.

앞으로 김 지사가 공직에 불어 넣을 혁신의 바람을 짧게나마 읽을 수 있는 기간이었다.

/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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