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은 어떤 아침드라마를 원하는가

"아침드라마 제작진은 연하남과의 사랑의 도피행이나 첫사랑과의 재회가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끼는 주부가 꿈꾸는 판타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미디어수용자운동단체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이 지상파TV 3사의 아침 드라마를 모니터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모니터 대상은 KBS1 '강이 되어 만나리', KBS2 '그 여자의 선택', MBC '이제 사랑은 끝났다', SBS '사랑하고 싶다' 등 4편.

보고서는 남편의 외도, 아내의 일탈, 출생의 비밀, 사랑의 배신과 약탈, 가난과 한의 시대 되돌아보기 등 '고정 메뉴'를 지적하며 "유독 아침 드라마는 이 소재 외엔 다른 것에 눈을 돌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한 "근친혼만 아니면 다 된다는 식의 사랑관과 결혼관이 어떻게 버젓이 아침 지상파를 탈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처럼 부정적인 내용의 드라마가 계속될 수 있는 것은 제작진이 시청자를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 외 며느리에게 유독 냉정하고 시집살이 시키는 것을 당연시하는 시어머니 등 드라마 속 여성의 적은 오직 여성뿐이라는 점, 신분이 결혼의 유일한 조건임을 강조하며 문화적 소양이나 인간 됨됨이는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는 점 등도 지적됐다.

보고서는 결론에서 "아침 드라마에는 격렬하고 극적인 설정만 있을 뿐, 캐릭터가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힘과 외부로부터의 자극이나 밖으로 향한 시선은 찾아보기 힘들다"면서 "교육, 입시, 군대, 재테크 등 절박한 주부의 관심사가 많건만, 언제나 불륜의 판타지만을 그리고 있는 제작진에게 사회로 눈을 돌리라고 권하고 싶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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