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강국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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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2호’ 발사 성공으로 우리나라도 ‘해상도 1m급’ 인공위성 보유국이 됐다. 우리나라가 아리랑 1·2호, 우리별 1·2·3호, 과학기술위성 1호, 무궁화위성 1·2·3호 등 모두 9기 위성을 자랑하는 세계 7위 위성보유국(상용위성 기준)으로 도약했다.

7월 28일 오전 11시 5분(한국시간 오후 4시 5분) 러시아 우주기지 플레세츠크에서 발사된 아리랑2호는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반을 돈다. 한반도 상공은 하루에 2~3회 통과한다. 이때 우리나라는 물론 다른 나라를 찍은 영상을 대전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지상국으로 내려 보낸다. 위성에 달린 다중대역카메라(MSC)는 흑백으로 찍을 땐 사방 1m, 컬러는 4m를 한 점으로 사진을 찍어 보낸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차장에 있는 차량 숫자, 한강다리를 건너는 자동차대수는 물론 차종이 버스인지 승용차인지까지 구분할 수 있다. 평상시엔 지상 685㎞ 높이에서 움직이지만 필요에 따라 300㎞까지도 높일 수 있어 유사시에는 군사위성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2004년 북한 용천폭발사고 때 아리랑1호는 사고지역 사진을 찍어 피해가 났다는 사실 정도만 파악할 수 있게 했을 뿐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알기 어려웠다. 하지만 아리랑2호는 북한이 대포동 미사일을 트럭으로 옮기는 경우 미사일 종류와 수량, 이동경로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정보 획득의 독립은 전쟁 억지력과 직결된다.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는 북한과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의 처지로 볼 때 상대방 특히 북한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지를 미리 아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21세기는 우주시대이며 어느 나라나 공유할 수 있는 우주영역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게 분명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2010년까지 4기의 인공위성을 추가 발사할 계획인데 성공여부는 과학기술과 함께 국민의 전폭적인 지원, 국가의 과감한 예산투입이 절대적인 조건이다.

아리랑2호 발사 성공에 이어 우리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건 내년에 완공되는 고흥 우주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인공위성(과학위성2호)을 자력으로 발사하는 일이다.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 개발, 미사일 발사도 가능한 게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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