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폭우피해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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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이 내는 소식지 ‘뉴스레터’가 북한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실종자만 4천명에 이르고 “최종 집계되는 실종자와 사망자 수는 1만여명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레터’는 또 “북한에서 이번 홍수로 130만~150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좋은벗들’은 “미사일 발사를 시도해 정성들여 가꾸어 온 남북간 신뢰를 한번에 앗아간 북한 당국의 의도가 실망스럽고 밉지만, 현재 북한 수해 상황을 이런 마음으로만 볼 수 없다”며 인도적 지원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하여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 주재하고 있는 알리스터 헨리 국제적십자연맹(IFRC) 동아시아지역 대표단 단장이 RFA와의 회견에서 인명피해 1만명설에 “강한 의구심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헨리 단장은 “국제적십자연맹은 현재 국제기구로는 유일하게 북한 현지의 물난리 피해 주민들에게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서 “7월말 현재 141명이 숨지고, 112명이 여전히 실종된 상태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아무튼 큰 수해를 입은 건 분명한데 북한은 대한적십자사가 지난달 26일 베이징에 있는 IFRC 동아시아 대표단을 통해 북한의 조선적십자회에 수해구호 지원 의향을 전달했으나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북한은 1일 조선중앙텔레비전방송을 통해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선군혁명 총진군을 힘있게 다그치자”면서 “오늘 우리 당은 전체 인민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더욱 높이 발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독려했다.

인도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데도 마다하면서 주민들에게 “자력갱생을 하자면 전사회적으로 내부 예비를 적극 탐구·동원하고 절약투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북한의 내막이야 머지않아 드러나겠지만 수해를 입은 주민들만 딱하게 됐다.

그런데 국정원 전신 국가안전기획부 제1차장 출신으로 대표적 강경보수파인 한나라당 정형근 최고위원이 “동포애적 입장에서 김정일 체제와 인민과는 구별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이 주도해 (수해를 입은 북한 주민의)기초적 구호에 나서자”며 “북한 수재민들에 대한 의약품 및 생필품 지원을 정부에 공식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형근 최고위원의 행보를 북한 정권이 어떻게 판단할는지 궁금해진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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