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고비치가 재해석한 오페라 '카르멘'

지난해 색다른 무대로 공연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계적 영화음악 작곡가 고란 브레고비치(56)가 새로운 공연으로 한국팬들을 찾는다.

브레고비치는 다음달 2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자신과 더불어 세계를 돌며 공연을 펼치고 있는 '웨딩&퓨너럴 밴드'와 함께 '해피 엔딩 카르멘' 공연을 가진다.

이 작품은 브레고비치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하지만 줄거리나 공연진행은 오히려 원작과 관련성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독창적이다.

우선 집시 여인 카르멘과 군인 돈 호세의 사랑이 비극적으로 끝나는 원작과 달리 이 작품은 해피엔드다.

브레고치비는 한 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가 그러하듯, 특히 집시들은 해피 엔드를 좋아합니다. 그들은 정말 너무나도 순진하고 해피 엔드를 믿습니다. 이것이 나의 작품을 '해피 엔딩 카르멘'으로 만든 이유입니다"라고 말했다.

또 화려한 세트나 의상도 없고, 성악가와 오케스트라의 구분도 없다. 집시 밴드 뮤지션들이 직접 내레이션과 노래, 연주를 맡는다. 대표적 아리아 '하바네라'는 재즈 리듬의 옷을 입고 새롭게 탄생한다.

브레고비치는 자신의 작품을 '집시 오페라'라고 부르고 있다.

2004년 4월 이탈리아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등 유럽 투어 공연을 거치면서 브레고비치의 인기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1950년 내전의 현장이자 여러 문화가 뒤섞여 있는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당시는 유고슬라비아의 영토)에서 태어난 브레고비치는 16세에 록밴드를 조직했다. 이 밴드는 큰 인기를 누려 '유고슬라비아의 비틀스'라고 불렸다.

그는 또한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집시의 시간', '여왕 마고' 등 영화음악을 작곡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3만-7만원. ☎02-2005-01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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