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항공기 테러 음모 적발 후 공안 보안이 강화되면서 고가의 악기를 가지고 다니는 관현악단에 불똥이 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항공기 탑승객의 기내 휴대 수화물 규정이 강화된 지난주 뉴욕의 성 누가 오케스트라는 오랫동안 계획해온 영국 연주여행을 취소해야만 했으며 연주여행이 임박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피츠버그 심포니,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등도 새 규정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 누가 오케스트라는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과 런던 로열 앨버트 홀 BBC 프롬 음악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보안이 강화된 후 악기 수송이 어려워지자 악기를 배로 보내는 방안과 프랑스로 가서 기차로 영국에 들어가는 방안, 다른 대형 오케스트라의 악기 수송용 장비를 임대하는 방안 등을 모색했으나 끝내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여행 자체를 취소하고 말았다.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서 공연해온 러시아 볼쇼이 오페라.발레단 역시 귀국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했다. 이들은 이번 주말까지 항공보안 조치가 완화되지 않으면 악기들을 배편과 트럭에 실어 모스크바로 보낼 계획이다.
물론 고전 음악가들에게 있어 항공여행이 과거에도 쉬운 것은 아니었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음악가들이 덩치가 큰 첼로를 가지고 비행기에 타려면 항공권을 하나 더 구입해야 하고 가격을 매기기조차 어려운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보안검색 과정에서 잘못될까 봐 가슴을 졸이고 악기를 다루는데 필요한 칼이나 장비를 짐칸에 실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
테러음모 적발 직후 내려진 기내 휴대 수화물 전면 금지 조치가 완화돼 소형 수화물은 가지고 탈 수 있게 됐지만 음악가들은 크기 제한 때문에 악기를 가지고 탈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다 보안요원들이 악기를 주의해서 다룬다고 약속하고 있음에도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바이올린의 거장이자 지휘자인 핀커스 주커만은 공항에서 보안요원이 바이올린 명품인 1742년산 과르넬리 델 제수의 줄을 빼라고 요구한 적도 있다고 말했으며 그의 아내인 첼리스트 아만다 포시스는 "우리는 첼로 때문에 항공권까지 구입했는데 그들은 우리를 2류 범죄자 취급을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