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료 인하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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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민간항공사인 둥팡(東方)항공이 인천~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 왕복운임을 20만원으로 낮췄다. 지난달 28일 이 구간 운임을 24만 원으로 낮춘 데 이어 추가 인하한 항공료다. 둥팡항공은 또 인천~옌타이(煙臺)운임은 왕복 45만 원에서 24만 원, 유명 휴양지인 하이난(海南) 섬 구간은 왕복 55만 원에서 26만 원으로 각각 낮췄다. 이달 9일부터 주 2회 새로 취항한 인천~닝보(寧波) 운임은 24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같은 요금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의 서울~제주 구간 성수기 왕복운임(18만5천800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한국~중국 항공운임 인하가 본격화된 것은 올해 6월 한국과 중국 정부가 체결한 한·중항공회담 결과 덕분이다. 이 회담에서 양국은 단계적으로 ‘항공자유화(오픈 스카이)’를 실시키로 하고 1단계 조치로 한국 전 지역~중국 산둥 성 운항을 시범구간으로 지정했다.

항공자유화는 당국의 허가 없이 항공사들이 수요에 따라 운항 구간, 운항 편수, 가격을 임의로 정하는 조치로 한·중 양국은 항공자유화 대상 지역을 베이징(北京). 샹하이(上海) 등 주요 도시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항공사들도 한국~중국 산둥 성 항공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대한항공은 인천~웨이하이(威海) 운임을 현재의 29만 원에서 이달 25일부터 20만 원선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 인천~칭타오 왕복 요금은 33만원에서 조만간 20만 원대로 인하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25일부터 인천~옌타이 왕복요금을 35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중국을 오고 가는 승객들에게 항공료 인하는 뜻밖의 소득이다. 유가가 치솟는데 항공료가 떨어지는 건 획기적인 현상이다. 둥팡항공이 “중국 산둥 성 지역의 요금이 비슷한 거리에 있는 제주도 등 다른 지역에 비해 너무 비쌌다”고 분석한 것은 명석한 판단이다.

산둥 성은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1만여 명이 진출한 곳으로 한국인 상주 인구만 10만여 명에 달한다. 중국을 왕복하는 항공료가 대폭 인하됐으니 예컨대 제주도를 왕복하는 국내선 항공료도 내리지 않을 수 없겠다. 기분 좋은 소식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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