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전성시대’가 왔다…‘가족 위해선 뭐든지 한다’ 새 아버지상 표현

연일 관객 동원 신기록을 세우고 있는 ‘괴물’에는 두명의 아버지가 등장한다. 박강두·남일·남주 3남매의 아버지인 박희봉(변희봉 분)과 현서의 아버지인 박강두(송강호 분).

조금은 모자란듯한 큰 아들 강두를 항상 감싸는 희봉은 ‘자식 잃은 부모마음이 한번 썩어 들어가기 시작하면 그 냄새가 십리밖을 진동하는거여’라는 대사를 통해 ‘아버지의 마음’을 전한다.

동생에게조차 구박받는 덜 떨어진 강두지만 괴물에게 잡혀간 현서를 구하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스크린에 부성애(父性愛)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 속에서 주로 직장과 가정에서 무기력하고 소외된 모습으로 그려지던 아버지들이 가족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송강호·설경구·정진영·김수로·이문식 등 요즘 충무로에서 잘 나가는 배우들이 앞다퉈 ‘아버지’ 역으로 출연중이다.

‘말아톤’ ‘친절한 금자씨’ ‘엄마’ ‘오로라 공주’ ‘사랑해 말순씨’ 등 각양각색의 ‘어머니’가 스크린을 장악한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흐름이다.

충무로의 연기파 배우 설경구는 아들을 납치해간 유괴범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지난 1월 공소시효가 만료된 ‘1991년 이형호 유괴사건’을 모티프로 한 팩션 드라마 ‘그 놈 목소리’에서 톱 앵커 한경배로 분한 설경구는 유괴당한 아들을 찾기 위해 피말리는 44일을 보내는 아버지를 연기한다.

코믹 연기의 달인 김수로는 영화 ‘잔혹한 출근’에서 유괴된 딸 아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되는 일이 없어 인생은 꼬이기만 하고 결국 부잣집 여고생을 납치해 돈을 뜯으려 하지만 오히려 자신의 딸이 납치당한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딸 아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송강호는 ‘우아한 세계’에서 ‘조폭’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유학간 아들의 학비를 대고, 사춘기로 접어든 딸 아이와의 관계를 걱정하며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강인구 역할을 맡았다.

이준기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플라이 대디’의 주인공은 복수에 나선 아버지 이문식이다. 39살의 평범한 중소기업 과장인 이문식은 고등학생 딸 아이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알고 19살 싸움 고수 가필을 찾아가 실력을 연마하고 복수를 감행한다.

가수 이민우가 주연을 맡은 ‘원탁의 천사’는 죽어서도 아들을 보살피려는 따뜻한 부성(父性)을 다룬 영화다. 사기전과 2범의 죄수로 복역중 뇌진탕으로 목숨을 잃은 영규(임하룡 분)는 홀로 남겨진 아들을 곁에서 지키기 위해 천사의 도움을 받아 고등학생(하하 분)으로 환생한다.

그밖에 ‘왕의 남자’ 정진영은 영화 ‘번트’에서 아이큐 60의 천진난만한 동구를 홀로 키우는 아버지로 출연중이며 박신양은 영화 ‘눈부신 날에’에서 월드컵 경기를 보는 게 꿈인 딸 준을 위한 악전고투하는 우종대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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