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의 국민당은 87년이 된 정당이다. 1919년 쑨원(孫文)이 민족·민권·민생 등 삼민주의를 표방하며 창당했다. 국민당은 치앙 치에 쉬(蔣介石) 중국 국민정부를 지배했다. 1949년 12월 마오 쩌 뚱(毛澤東) 중국 공산당 혁명군에게 쫓겨 대륙에서 타이완으로 이동했다. 대만에서도 국민당은 여전히 집권했다. 국민당이 대륙에서 쫓겨난 것은 극도의 부패때문이었다. 대만에서까지 계속된 국민당 80년 집권을 무너뜨린 사람이 민진당의 천 수 이볜(陳水扁) 현 대만 총통이다. 개혁정책을 내건 민진당은 국민당에 식상한 대만 민중들의 열화같은 지지속에 천 수 이볜을 정권교체에 성공한 새 총통으로 당선시켰다.
새로운 이미지가 분명한 천 수 이볜 총통은 대만 민중의 호프였다. 이러했던 기대가 물거품이 되면서 점차 실망으로 돌아섰다. 인사는 측근 인사에 치우치고 개혁은 실종됐다. 대만 사회의 혼란을 가져왔다. 비리가 잇따랐다. 부패정권은 마침내 딸 사위 등 가족비리가 터지면서 민중 정서는 실망에서 분노로 폭발했다.
벌써 수개월 째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과거의 동지들이 총통 하야를 들고 나섰다. 민주화 동지인 스 밍 더(施明德)전 민진당 주석이 ‘100만명 천 총통 퇴진행동’을 결성한 것이 최근이다. 오는 9월 초순 타이베이에서 대대적인 하야촉구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자금 조달책으로 벌인 단 며칠간의 기부캠페인에 우리 돈으로 7억원 이상이 모금됐다. 친여 문화계 인사 100여명이 천 총통 하야촉구 대열과 함께 하면서 ‘천 수 이볜 퇴진의 노래’가 보급되고 있다. 상당 수의 친여 학자들도 천 총통에게 등을 돌렸다.
국민의 지지도 하락을 애써 무시해오던 노무현 대통령이 마침내 10%대로 떨어지자 비로소 ‘고민된다…’고 했다. 그런데 대통령은 왜 그런지 모른다는 것이다. “뭘 잘못했는지 꼽아봐라”고 했다. 하긴 국민의식이 뒤쳐져서 앞서가는 대통령을 몰라 본다고 한 수석비서도 있었다.
대통령은 성인오락실과 상품권만이 집권기에 발생한 문제로 아는 것 같은데 청와대는 이도 별 것이 아니란 투다. 민중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 같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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