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문양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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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검색 포털 ‘구글(Googie)’의 홈페이지에는 매년 8월 15일이면 무궁화 장식 로고가 뜬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며 전세계 100여개에 이르는 구글의 국가별 홈페이지 관리를 맡고 있는 웹마스터 황정목씨가 전세계에 광복절을 알리기 위해 2001년 만든 디자인이다. 무궁화는 이렇게 한국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널리 활용된다.

무궁화 디자인을 사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우표다. 2004년 11월 1일 우표 요금이 인상되면서 새 우표로 대거 교체 발행됐을 때, 흰색과 분홍색의 무궁화 디자인이 본격 채택됐다. 190원, 220원, 240원, 310원권 등 4종의 우표에 선명하게 찍힌 무궁화 그림은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면서 한국의 꽃을 알린다.

우리나라 정부를 상징하는 로고는 무궁화 한 가운데 ‘정부’라는 글자를 써넣었다. 국회를 상징하는 금배지도 무궁화 모양을 기본 디자인으로 중앙에 한자로 나라 국(國)자를 새겼다. 전국의 광역의회 역시 예규로 1998년부터 휘장 규정을 두었다. 휘장은 무궁화 형상으로, 배지도 무궁화 테두리 가운데 ‘의(議)’자를 새기도록 했다.

군·경의 각종 계급장에도 무궁화가 사용된다. 경찰의 경우 일선 경찰서의 반장에 해당하는 경위부터 경찰청장에 해당하는 치안총감까지 간부들만이 무궁화 계급장을 달 수 있다.

호국에 진력하는 군에서도 무궁화가 두루 쓰인다. 영관급 지휘관들이 무궁화 계급장을 착용하고 있고, 매년 한차례 전군 장성이 참석하는 회의도 ‘무궁화회의’다.

교통수단의 명칭에도 무궁화가 애용된다. 1961년 군사정권이 애국심을 강조하기 위해 경부선 열차에 ‘무궁화호’라는 이름을 붙인 이후 무궁화호는 40년 이상 고급 열차의 명맥을 이어 왔다. 영해를 지키며 어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해양경찰청 어업순시선과 해양수산부 지도선박의 이름도 무궁화다.

우리의 첫 통신위성도 무궁화의 명칭을 사용했다. 1995년 KT는 한국최초의 통신방송용 위성의 이름을 무궁화로 지었다. 상업 통신용으로 무궁화위성 3개가 발사됐으며 지난 22일 낮 12시 27분 민·군 겸용 통신위성 ‘무궁화 5호’가 태평양 해상에서 성공리에 발사됐다. 무궁화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곁에 있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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