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을 도탄에 빠뜨려놓고 그것도 모자라 나라가 나서서 도박을 제도화하고 국민을 도박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나쁜놈들”이라고 했다. “서민을 팔아 정권을 잡고 그 불쌍한 서민들의 피를 빨아먹고 나라를 거덜내는 이 패륜아들을 어찌해야 하느냐”고도 했다. 이러면서 “박정희·전두환의 군사독재에서도 재벌의 등은 처먹었지만 서민들 호주머니를 이런식으로 긁어내지는 않았다”고 했다.
엊그제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의 이같은 대 정부 질타는 민생현장의 소리다. ‘100일민심대장정’으로 전국의 민생현장을 돌고 있는 그의 질타는 민중의 절규인 것이다. “새벽 3시에 선원 8명을 태우고 나갔다와서 손에 쥐는 고기 값이 22만원이다”라며 “찌들대로 찌들게 만들어 놓고는 절망에 빠진 서민들을 도박장으로 유인했다”고 했다.
전작권 문제에도 “지금 전작권 회수가 뭐가 그리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라고 나라를 혼란과 분열로 몰아넣고 있느냐”면서 “정부는 (전작권 논의의) 정력과 돈으로 서민경제 회복에 힘써야하며… 청년들에게 일자리 만들어주는 일부터 앞장서라”고 했다.
그런데 이와는 거리가 먼 얘기가 또 있다. “‘바다이야기’ 사태는 정말 어처구니없는 실책이었다. 어떻게 이 상황까지 되도록 모르고 있었는지 부끄러울 뿐”이라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24일 청와대서 열린우리당 일부 재선 의원들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다. 대통령은 21일의 국무회의에선 한명숙 총리에게 “게이트는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데 이어 국무위원들에게 ‘자신있게 대처해달라’고 했다. 민생문제엔 평소 큰 틀로 보아 우리의 경제는 괜찮다고 보는 것이 대통령의 경제관이다.
‘바다이야기’는 (직접) 서민의 피를 이 정권이 빨아먹은 게 아니라는 것이 아직까지 보는 게이트가 아니란 논리인 것 같다. 다만 (누군가에게)서민의 피를 빨아먹게 한 것을 잘못으로 보고, 그래서 총리의 대국민사과를 검토하는 것으로 들리지만 (사과의)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오늘 갖는 한나라당경기도당위원장 경선이 ‘친박’ ‘반박’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도 이에 초연한 채 민심의 강줄기를 따라 함께 가고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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