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한 잔 걸친)중년 남자 : “푸줏간에 걸린 고기 같네.” // (허연 어깨가 다 드러나는 탱크톱에 아슬아슬한 미니 스커트 차림의)아가씨 : “아저씨, 방금 뭐라고 그랬어요?” // 중년 남자 : “그렇게 입고 있으니까 푸줏간에 걸어 놓은 고기 같다고 ~ .” // 아가씨 : 이건 인격 모독에 해당된다. 하지만 수치심과 분노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남자에게 핼끔 눈을 흘기더니 (전철의)뒤칸으로 달아난다.
아주머니A : “저렇게 입고 다니면 시원하긴 하겠네.” // 아주머니B : “시원하면 뭐해! 보는 사람은 짜증나는데. 그리고 정말 더워서 저러고 다니는 줄 알아?”
얼마 전 서울 신도림역 1호선 전철 안에서 있었던 광경이다. 신문에 보도됐었다. 노출 붐을 타고 손바닥만한 미니스커트와 엉덩이를 겨우 가리는 핫팬츠 등을 입은 옷차림의 직장인들이 늘었다. 정장 대신 자율복장을 권장하는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직장인들은 남성의 경우 ‘여성 직원의 옷차림이 불편하다’는 응답이 61.7%, 여성의 경우는 33.3%가 남성의 노출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설문조사 결과 나타났다.
남성 직장인이 말하는 여성의 꼴불견 옷차림은 세 가지로 분류된다. 지나치게 짧은 미니 스커트, 깊게 파인 민소매 상의 등을 입은 ‘노출 패션’, 허리를 숙일 경우 바지(골반바지)가 내려가 속옷이 보이는 ‘민망 패션’, 눈에 띄게 화려한 차림 또는 청바지·티셔츠· 슬리퍼 등을 좋아하는 ‘파격 패션’이다.
속옷도 입지 않은 채 민소매 티셔츠를 입고 온 남자 동료에게 “패션도 좋지만 사무실에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라”고 충고하는 여성도 있지만, 만일 남성이 반바지나 찢어진 바지 차림으로 출근한다면 이야긴 달라진다. 그래서 특히 여름철에 기업에선 ‘드레스 코드(dress code)를 권장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드레스 코드는 원래 파티 초청장 하단에 참석 복장에 대한 안내를 뜻했는데 ‘직장 내 복장 규정’으로 확대됐다. ‘개성’과 ‘취향’을 살리는 건 물론 좋다. 그러나 여자든 남자든 사무실에선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는 복장을 입는 게 무난하다.
/ 임병호 논설위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