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2천744m의 백두산은 배달민족의 영산(靈山)이다. 개국의 단군신화가 깃든 민족의 발상지다. 백두산 산정은 연중 거의 백설로 뒤덮이고 산세가 흰 색의 부석(浮石)으로 이루어져 백두산이란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전한다.
천지의 수질은 무색 무취의 청정수로 플랑크톤이 없어 물고기가 살 수 없을만큼 깨끗하다. 금·은·동 등 40여 가지의 풍부한 지하자원이 묻혀있고 갖가지 고산식물과 천연림이 빽빽하여 지상자원 또한 무성하다. 휴화산으로 양질의 온천수가 솟아나는 데다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어 관광자원으로도 높이 평가된다.
중국의 백두산 접근이 관광용비행장 건설 등 예사롭지 않은 가운데, 둥베이(東北)사범대 휴호우성(劉厚生)교수의 심상치 않는 논문이 사회과학원의 동북공정 일환으로 완성되어 주목된다. ‘창바이산(長白山)의 역사성 귀속 문제에 관한 연구’란 논제를 통해 창바이산은 중국 고대 인류를 키운 요람이란 게 이 논문의 요지다. 즉 고대부터 중국 왕조의 행정관할에 든 중국 땅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이 때문에 백두산을 자기네 이름을 붙여 창바이산이라고만 부른다.
논문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1962년 맺은 국경협정이다. ‘중국과 조선이 맺은 이 조약으로 창바이산이 비록 조선과 분할돼 있지만 주봉과 천지는 여전히 중국에 속한다’고 피력돼 있다.
외교부는 최근 중국의 백두산 유네스크 세계자연유산등재 추진설에 대해 지방의 생각일 뿐 정부의 의견은 아닌 것을 중국 정부로부터 확인받았다고 밝혔으나 뭘 모르는 소리다. 북은 중국에 ‘찍’소리도 못하는 가운데 남쪽은 저들의 동북공정에 이처럼 끌려만 간다. 세계에 창바이산만 있고 백두산이 없으면 결국 중국에 빼앗기는 셈이 된다. 역사침략, 영토침략의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애국가 가사의 ‘동해물과 백두산이…’의 백두산이 중국에 맥못추는 후손들로 인해 울고 있다. 백두산의 상당 지역을 중국 영토로 할양한 북녘의 비밀협정이 비극의 단초다. 백두산을 되찾는 외교적 노력을 남과 북이 민족공조 차원에서 추진해야 된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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