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제주남단 마라도에서 서남쪽으로 149㎞ 떨어져 있는 수중바위 이어도는 전설의 섬이다. 제주지방의 선남선녀들이 집단 이주한 유토피아적 설화가 전래하기도 하고, 살기좋은 남쪽을 찾아 떠난 낭군이 돌아오지 않은 환상의 섬이기도 하다. 제주지방엔 이래서 구전된 전설에 엉킨 이어도 관련의 민요가 많이 전해졌다.

이어도란 명칭의 섬이 제주 남쪽지방에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전설속 관념으로만 여겼던 게 섬은 아니지만 수중바위의 이어도를 실제로 발견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해수면에서 불과 4.6m 아래 잠겨있는 이 수중바위는 바로 전설이 시사한 이어도의 발견으로 구전이 실체화 되다시피 됐다.

우리 정부가 이어도에 해양탐측과학기지를 건설한 것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다. 그런데 최근 중국 정부가 이어도의 한국 영유권에 이의를 달고 나왔다. 양국간에 동중국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설치된 이어도 구조물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 장쑤(江蘇)성 최동단의 퉁다오(童島)섬에서 이어도까지의 거리는 마라도에서 이어도간 149㎞보다 훨씬 먼 248㎞나 된다. 거리상으로 보아서도 중국측 주장은 억지다.

동중국해 수역의 중간선을 경계로 삼자는 우리측 입장과 해안선 길이 등을 참작해 경계를 정하자는 중국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 EEZ 경계 획정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들고나온 중국의 이어도 시비는 해양 영유권 분쟁 키우기를 의도하는 것이다.

이어도 주변의 해저는 한국측 대륙붕이다. 엄연한 우리의 영유권에 속한다. 이어도를 발견하기 전엔 이 부근의 해상 영유권에 아무 말이 없다가, 우리가 해양기지를 세우고 나니까 이러쿵 저러쿵하고 들고 나선다.

중국은 이미 백두산을 야금 야금 자국 영토로 잠식하고 있다. 이번엔 이어도까지 넘본다. 동북공정과 함께 백두산에 이어 이어도까지 자국 영토화를 획책하는 중국의 역사침략, 영토침략 수법이 집요하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할 때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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