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복권 ‘복권천국’

복권은 잘사는 나라의 사회적 오락이다. 그러나 못사는 나라의 복권은 사회적 흡혈귀다. 우리의 복권은 어디에 해당되는 것일까, 독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

어떻든 복권천국이다. 온라인복권 인쇄복권 전자복권 등 열두가지다. 올 복권 발행 총액이 3조5천977억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조2천71억원에 비해선 19.2% 줄었다. 복권 수요층인 서민생계가 말이 아니어서 구매력이 떨어진 것이다. 그래도 복권을 열심히 사는 사람은 서민층이다.

“딴 덴 희망을 걸데가 없으니까요. 유일한 희망, 한 주일을 사는 희망을 여기에 걸고 있으니까요” 어느 로또복권 가게를 들른 40대 남자의 얘기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이 쑥스러워선지 얼굴을 붉히는 것이었다. 참 기막힌 일이다.

그러니까 매주 그토록 많은 복권으로 그야말로 ‘인생역전’의 벼락치기 떼부자가 생기긴 한다. 그 대신에 수 백만 명의 사람들이 없는 돈을 갖다 바친다. 이번에는 행여나 하는 ‘낙타 바늘구멍’ 같은 기대감 속에 복권으로 갖다 바치는 서민들의 돈은 회한이 서린 기막힌 돈들이다.

이를 즐기는 것이 이 정부다. 복권수입을 좋은데 쓴다지만 서민층 돈을 이렇게 긁어모아 좋은데 쓰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속내를 알 수 없다. 복권 판매 수익금은 연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1조2천억원 가량 된다.

그렇지 않아도 경마·경륜·경정 등 사행성 오락이 많다. 여기에 ‘바다이야기’로 국민의 사행성 도박을 조장시켰다. 정부가 허가한 이같은 사행성산업으로도 모잘라 직접 수익금을 챙기는 복권장사에 열 올리고 있다.

정부는 온라인으로 구입, 추첨으로 당첨자를 가리는 인터넷로또를 오는 11월부터 발행키로 했다. 정부 관계자의 말이 웃긴다. “지금의 로또보다 당첨률이 높다”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사행성 조장이 아니다”란 얘기다.

길거리 약장수 같은 소릴, 사회병리현상을 조장하는 정부 관계자 입에서 듣는 현실이 한심하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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