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황금궁전

황금침대·황금소파·황금테이블 여기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황금실내수레 그리고 황금변기·황금목욕탕 등 실내 장치가 온통 황금장식으로 치장됐다.

이쯤되면 13세기 마르코 폴로가 원나라 대궐을 돌아본 소감을 대궐 기둥도 금덩어리였다고 과장한 ‘동방견문록’이 가히 현실화한 셈이다.

외신은 홍콩의 한 유명 기업인이 이같은 객실용 스위트룸을 지었다고 전했다. 객실이 자그마치 약 200평 규모다. 번쩍거리는 황금장식 가구이다 보니 드넓은 객실의 다른 장식품도 초고급품이다. 몇 해 전에 일본의 어느 호텔에서 목욕탕을 황금으로 꾸민 적은 있었어도 황금가구 일색으로 꾸민 숙박업소는 일찍이 없다. 아마 세계 최초일 것이다.

이 황금궁전을 짓는데 5년이 걸렸고 이에 들어간 황금이 무려 2t이라니 이를 지은 사람도 일 벌이기를 좋아하는 어지간한 호사가(好事家)인 모양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러지 않고는 이토록 엉뚱한 일을 벌일 순 없는 것이다. 아마 옛 황제도 이런 궁전침실은 갖지 못했을 황금궁전 소식이 파다하게 퍼지면서 구경꾼들이 몰려들어 잠깐 구경 한 번 하는데 우리 돈으로 약 5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하루 숙박비는 무려 2천400만원이다.

그런데 이런 거액에도 불구하고 숙박 예약이 밀려들어 야단들이라는 것이다. 중국도 중추절(仲秋節)이라고 하여 추석을 쇠는데 오는 10월1일부터 8일까지의 연휴 기간에 예약을 놓친 사람들은 할 수 없이 연휴 이후의 예약도 사양치 않고 있다는 것이다.

홍콩은 1국2체제의 중국땅이다. 공산당 1당 체제의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개혁·개방으로 빈부의 격차가 갈수록 심하다. 혁명 이전의 농경사회 같은 빈부의 격차가 산업사회에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나 중국 정부가 이에 골머릴 앓고 있다.

그러나 일단 돈 맛을 알게 된 인민들의 의식을 예전 상태로 되돌릴 수는 없다. 이래서 농촌 잘살기 캠페인으로 벌이는 것이 ‘신농촌운동’(새마을운동)이다.

황금궁전의 인기는 중국 사회의 변화를 가늠할수가 있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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