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아한 아름다운 행복한 명절
추석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갖가지 디자인이 등장하고 더 고운 때때옷을 입을 수 있게 됐다. 개량한복의 등장으로 인형처럼 차려입은 아이들이 추석 명절 부모들의 입가에 만족스런 웃음을 그려넣는다. 여유로운 명절, 바른 옷매무새는 한복의 맵시를 더욱 곱게 해준다.
남성용 한복은 20여가지들로 구성돼 있다. 평소에 관심을 갖고 보지 않았다면 잘 알지 못했을 종류가 많다. 머리에 쓰는 것만 4가지 정도가 있다. 외출용 모자인 갓, 상투튼 머리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싸매는 망건, 갓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는 탕건, 집 안에서 갓 대신 쓰는 정자관이 그것이다.
몸에 걸치는 것은 더 많다. 도포는 지금의 자켓처럼 입던 겉옷으로 예를 차리는 예복이라 소매가 넓고 양 옆이 터져 있다. 고름을 맨 위에 띠를 묶어 옷을 여민다. 과거에는 손목과 팔뚝에 방한용으로 토시를 사용하기도 했다. 무릎 아래 시린 발목을 위해서는 행전이라 해서 다리에 끼고 끈으로 매어 착용한다.
두루마기는 평상시 입는 겉옷으로 집 안에서 입기도 했다. 두루마기 속에 입는 마고자는 덧 저고리로 본래 방한용으로 착용하던 것이다. 집 안에서 두루마기 대신 마고자를 입기도 하지만, 마고자를 예복으로 착용하지는 않았다.
저고리에 주머니가 없는 관계로 주머니를 붙인 조끼를 만들어 입기도 했다. 지금의 웃옷인 저고리와 겉 옷 속에 받쳐입던 속바지와 속저고리 등이 있다.
이외에도 여름용 한복으로는 여름용 저고리, 바지인 적삼과 고의, 단추로 옷을 여미는 여름 저고리인 등거리, 가랑이가 바지보다 짧았던 일꾼용 여름 바지 잠방이 등이 있다.
평소에는 남성용 한복 중 주로 바지와 저고리에 조끼, 마고자를 입다가 외출시나 예를 갖추는 경우에는 두루마기를 입는다. 남성용 두루마기는 현재의 정장과 같은 것으로 세배를 하거나 방문시 갖춰입는 것이 좋다.
품이 넓은 한복 바지를 입을 때는 큰사폭이 오른쪽으로 가도록해서 허리띠를 묶는다. 허리띠는 허리의 남는 부분을 중앙선에서 마주 잡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접은 후 그 위를 둘러 앞을 묶는다.
다리 대님을 맬 때는 안쪽 복숭아뼈에 바지 가운데 선을 대고 바지솔기를 마주 잡아 발목에 돌린다. 바깥 쪽 발목 복숭아 뼈에 돌린 바지솔기들을 모아 대고 대님을 한 두 번 돌려 발목 안쪽 복숭아 뼈에 맨 후, 대님 윗 선에 남은 바지 품을 정리해 바지의 모양을 보기 좋게 조절한다.
전통 여성용 모자는 천으로 만든 조바위가 있다. 겨울에는 방한용으로 구별해 털이 달리거나 속에 솜을 넣은 남바위를 썼다. 흔히 사극 속에서 아낙네들이 머리에 두른 것은 장옷, 쓰개치마라 불린다. 외출할 때 머리에서부터 둘러서 얼굴만 내놓고 늘어뜨리는 옷을 말한다.
여성용 두루마기는 남성용과는 달리 방한복으로 실내나 의례행사에는 입지 않았다. 여성들은 방한용으로 두루마기 외에도 저고리 위에 마고자와 배자를 입었다.
여성용 웃옷은 저고리, 속저고리, 적삼 등이 있으며, 아래 옷은 치마, 속치마가 있고 아래 속옷으로는 넓은 바지, 바지, 고쟁이, 속속곳, 단속곳 등이 있다.
여성용 한복은 평상복으로 치마와 저고리가 기본이고, 웃옷은 계절에 따라 솜저고리, 박이저고리, 개끼저고리, 적삼 등을 입었다. 치마는 스란치마, 풀치마, 통치마 등이 있는데, 명절 때나 격식있는 의복으로는 치마단에 스란을 달은 스란치마를 입었다.
여성용 방한복은 마고자, 배자, 두루마기 등으로 두루마기는 실내나 의례행사에는 입지 않는다. 머리에는 한동안 잘 쓰지 않던 조바위나 남바위를 다시 찾아 머리에 쓰기도 한다.
여성용 전통 한복은 연령별 주로 입는 색도 있었다. 13세 이전까지는 빨간 치마에 노랑이나 색동 저고리를, 14세 부터 혼인 전까지는 다홍치마에 노랑저고리를 주로 입었다. 결혼 후에는 주로 남색치마에 미색이나 옥색저고리를 입는데, 옷 고름과 화장도 연령에 따라 꽃자주에서 붉은 자주, 검은 자주색으로 변화를 주었다. 최근에는 색의 제한 없이 개인의 선호에 따라 입기도 한다.
옷고름을 맬 때에는 오른쪽의 짧은 고름을 왼쪽의 긴고름 위에 걸쳐 걸친 짧은 고름을 다시 긴 고름 밑으로 넣어 위로 감아 빼낸다. 위에 빼낸 짧은 고름을 왼 손에 감아 둥근 원을 만든 후, 긴 고름으로 고를 만들어 짧은 고름의 원 안에 넣으면서 매준다. 구겨진 깃을 매만져 다듬어 주어 마무리 하면 된다.
한복을 입을 때는, 저고리의 안깃과 겉깃의 동정니가 잘 맞아야 하고, 치맛자락은 왼쪽으로 오도록 입는 것이 맞다. 저고리는 너무 짧지 않도록 입고 걸을 때, 치마 속 속옷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전통 예법을 담은 책, ‘생활다례(生活茶禮)’의 저자 강성금씨는 “일상복·예절복 등 종류가 다양한 한복을 명분에 맞게 입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나치게 긴 치마나 손등을 덮는 소매는 파티나 패션쇼용 한복”이라고 설명했다.
◇한복 잘 입는 법
어느 옷이나 그렇듯이 잘 입으면 ‘옷이 날개’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다른 의복에 비해 한복의 품은 개인의 체형에 따른 결점을 커버하기에 좋은 여분으로 사용돼 잘 입으면 더욱 보기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키가 작고 날씬한 체형은 대체로 한복이 잘 어울린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한 느낌의 색상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저고리와 치마의 색상을 같거나 비슷하게 맞추고 치마폭을 기준이상으로 넓게 하지 않으면 키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여러 가지 무늬를 사용하는 것 보다는 포인트를 살리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큰 무늬는 피하고 잔잔한 무늬로 귀여운 이미지를 강조한다. 또 소매통 치수를 표준보다 약간 작게 하는 것이 좋다.
키가 작고 통통한 체형은 치마와 저고리를 같은 색 계열로 통일해 키가 커 보이는 효과를 노린다. 역시 잔잔한 무늬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좋으며, 저고리의 길이는 약간 짧게 하고 치마의 길이는 약간 길게하면 덜 통통해 보인다. 한복의 전체적인 폭을 조금 넓게 입는 대신 품의 길이가 길어야 한다. 어깨가 넓거나 올라간 경우는 진동선을 고대 쪽으로 좁혀주고 회장저고리를 입거나 조끼 마고자를 입는다.
키가 크고 날씬한 체형은 언제나 그렇듯이 무엇을 입혀도 예쁘지만, 대담한 디자인이 잘 어울린다. 큰 꽃무늬나 가로문양, 화려한 금박자수를 놓은 한복도 잘 소화한다. 가늘고 긴 목의 체형이므로 깃을 약간 짧게 해 목선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살려주는 것이 좋다. 치마폭은 주름을 촘촘히 잡아 넓게 하여 풍성하게 보이도록 해서 시선을 치마 쪽으로 끌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품이나 진동 소매너비도 꽉 끼지 않고 넉넉하게 맞춰준다. 상하를 다르게 배색하는 것도 키가 너무 커 보이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키가 크고 통통한 체형은 체격 자체가 크기 때문에 저고리의 색상은 짙은 계열로 고르고 삼회장 저고리나 반회장 저고리를 입는 것이 좋다. 무늬가 많은 것은 답답해 보일 수 있으니 치마폭을 이용한 디자인이나 저고리에 포인트를 주어 약간의 무늬를 넣어 주는 것이 좋다. 저고리의 길이는 표준보다 조금 길게 해서 너무 커 보이지 않도록 하고 소매통은 조붓하게 하며, 곁마기를 이용해 날씬해 보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름방 박미연 대표는 “한복은 몸매를 감싸주므로 그 결점을 덮어줘 작은 사람도 크게 보이게 입을 수 있으며, 마른 사람도 풍성하게 보이게 입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김효희기자 hhkim@kgib.co.kr
/사진제공=아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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