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는 구전으로 전해 오다가 기원전 1천년께 ‘토라’라고 하는 모세5경이 일단 문자로 기록된 것이다. 이후 기원전 6~7세기 예언서와 역사서가 히브리어로 기록되면서 오늘날의 구성을 갖췄다. 기원전 3세기께 그리스어로 다시 번역됐는데, 이것을 통칭 ‘‘70인역 성서’라고 한다.
신약성서는 처음부터 그리스어로 집필됐다. 인류에게 익숙한 성서의 이름은 대부분 ‘70인역 성서’에서 비롯됐다. ‘창세기’는 ‘창조’, ‘시편’의 제목도 ‘손가락으로 뜯다’라는 그리스어에서 나왔다. ‘바이블’이라는 단어 역시 ‘두루말이’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구약과 신약 성경들이 포함된 현재 형태의 성서가 등장한 때는 4세기 후반이다. 히에로니무스의 라틴어 번역본이 그것으로 성서의 텍스트는 그후 1천여년간 큰 변화없이 보존됐다.
특별한 일들도 있었다. 11세기에는 양손으로도 들수 없을 정도로 필사본 크기가 커졌는가 하면, 13세기엔 거꾸로 아주 자그마한 휴대용 성서가 주류를 형성했다. 13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책들 중 하나인 그림성서도 등장했다. 이미 사어가 돼버린 라틴어 대신 일상언어로 성서를 번역하려는 움직임도 일어났지만 기존 교회에 의해 엄격히 제지당했다. 그러나 16세기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성서의 역사는 곧 번역의 역사가 됐다.
사람들은 성서를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책이라고 말한다. 성서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도입된 이래 어떤 텍스트보다 많이 제작되고 보급된, 인류 역사상 최고의 베스트셀러다. 세계적으로 매년 평균 2천500만부가 반포되는 ‘가장 위대한 책’이다. 세계 언어별로 보면 2천403개다. 우리나라에서만도 170만부가 반포된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성경을 “지나간 시대의 모든 사람들이 세상을 내다보며 지혜를 터득해 온 창”이라고 말했고, 평론가 조지 스타이너는 “하나의 책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도서관”이라고 말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느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이사야’ 40장 8절이다.
성경 책장을 넘기다보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말씀들이 밤하늘의 별들처럼 빛난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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