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같지 않은 말이 마구 쏟아지는데 요즘 청와대서 나오는 소리가 이 모양.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여당의 정치공세’라고. 외교안보 라인의 코드 개각에 반대하는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 등의 위기관리내각 구성 요구에 김만수 청와대 대변이 이렇게 말한 것. 듣다 듣다보니 이젠 별 희한한 소리를… 정권과 더불어 가는 집권당에 정치공세를 한다고 우기니, 야권의 듣기싫은 비판을 걸핏하면 ‘정치공세’라며 얼버무리던 수법이 정권내의 듣기싫은 충고까지 버릇되어 옮은 모양이지만 일찍이 역대 정권에선 듣지못한 소리.
부동산 문젠 가관.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아닌 밤중에 총두께식 신도시 발표로 하룻밤 새에 억대 이상 뛰는 아파트 가격 폭등 사태에도 ‘나는 부동산 전문가’라며 큰 소리 치는 가운데 나온 청와대 진영의 혼선이 괴이.
김수현 사회정책 비서관은 “8·31 부동산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성공할 것이나 단기적으로는 실패했다”며 체면치레의 ‘장기’ 단서 꼬리표를 붙인 채 실패를 사실상 시인. 정문수 경제보좌관은 또 국감의 부동산 추궁에서 “부동산 전문가냐?”는 질문에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한 발 물러서기도.
북 핵 실험을 둔 말은 도대체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정도로 헷갈리기가 일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간첩단 사건은 유감이지만 간첩이 오갔다 해서 햇볕정책이 실패해다고 보지 않는다. 동맹국 사이에도 간첩은 오간다”는 말은 말을 구성한 세 구절이 완전히 상충되는 모순.
결국 간첩이 오더라도 계속 퍼주겠다는 건대 이게 어느 나라 장관인지 의심되는 가운데, 노무현 대통령은 안보위협 과장 말라면서 “북한이 핵 실험했어도 군사균형 안 깨진다”며 대화 거부하는 대통령은 앞으로도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 누가 대화를 거부해야 한다고 했나? 문젠 상호주의가 아닌 햇볕정책 같은 맹종주의 대화가 오늘날의 핵 실험 사태를 야기. 더우기 한 방이면 수십, 수백만 명이 죽는 핵에도 “균사균형 안 깨진다”니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근거를 제시해야.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못할 소리가 없을진 몰라도 보통사람도 아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사람들로서는 무책임하기가 짝이 없는 소리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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