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피부·성형도 진료해요”

저출산시대 영업부진…타과목 확대 부작용 우려

출생률 감소 등으로 환자가 크게 감소한 경기도내 산부인과 병원들이 잇따라 피부·성형외과 등으로 진료를 확대하면서도 전문의 자격없이 의사면허로만 환자들을 진료,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경기도와 일선 병·의원 등에 따르면 의료법상 선택진료를 요하는 종합병원을 제외한 병·의원의 경우 일반의들은 보건소에 진료과목 신고만 하면 전문과목에 관계없이 모든 과목을 진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출산율 감소로 인해 환자수가 줄어들면서 의료법상 진료과목에 대한 제재가 없는 점을 이용,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의 진료에 주력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지난달 30일 검버섯 제거시술을 받다 마취 도중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뒤 성빈센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중 숨진 안모씨(75)의 경우 수원시 팔달구 모 산부인과에서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시술을 받다 호흡곤란을 일으킨 것으로 밝혀져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안씨가 피부과 시술을 받았던 이 산부인과는 15년여 동안 산부인과 진료를 했지만 출산율 감소 등으로 영업부진이 계속되자 5년여 전부터 피부·성형외과, 비뇨기과 등의 진료과목을 추가시켰으며, 다른 산부인과도 ‘미용성형 피부비만 클리닉’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또 이들 산부인과에서는 피부·성형외과 진료를 병행하면서 기존 병원들이 제시했던 단가까지 내리면서 기존 피부·성형외과 전문의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반 성형외과는 쌍꺼풀 수술의 경우 100만~130만원 상당의 수술비를 요구하고 코높이 수술도 150만원 상당이지만 일부 산부인과에서는 쌍꺼풀 40만원, 코높이 60만원 등에 시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건소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 등으로 인해 산부인과가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산부인과 전문의들의 외도(?)가 늘고 있다”며 “산부인과 전문의의 경우 피부·성형외과 등에 대한 전문 자격증이 없어 우려스러운 측면은 있지만 의료법상 규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최석호기자 sh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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