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집사면 낭패’라고 한다.(청와대) 이런 말을 곧이 들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아마 청와대 식구들 중에도 믿지않을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동안의 부동산정책 실패에 탓도 많고 탈도 많더니 이젠 별 희한한 소리가 다 나온다.
‘지금 집사면 낭패’라니, 집없는 서민들은 듣기만 해도 화가 더 치민다고 한다. 집살 돈은 고사하고 먹고 살기에도 바쁜 판이니 청와대 말은 갈수록 약만 올린다는 서민들의 분노가 높다.
‘거국내각 구성의 용의가 있다’(청와대)고 한다. 내각책임제도 아닌 대통령책임제에서 거국내각을 하면 무슨 소용인가, 칼자루는 대통령이 쥐고 앉았는 데, 대통령 비서실보다 못한 내각이 뭐라고?’ 하는 냉소의 눈초리가 많다. 국정 파탄이 책임을 떠넘기려는 물귀신작전이라고도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호남지방을 갔다’(청와대)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집을 들러 막후 회동을 갖더니 호남지방은 왜 갔을까, 요지경속인 것은 김 전 대통령은 부산을 간 사실이다. 교차방문의 꿍꿍이 속이 신당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대선을 두고 좌파정권 연임의 대명제가 맞아 떨어진 두 분의 이해관계가 얽혀 갑자기 찹쌀궁합이 됐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통령은 실패가 검증된 햇볕정책의 재생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노 대통령 못지않게 동분서주한다. “가만히 계시면 대접을 받을 터인데 공연한 욕심을 내는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부시는 천방지축이던 게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대패하고 나서는 그 험구가 그래도 말같은 말을 내놨다. “선거 패배는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다”라고 했다. 오만에 가득찬 평소의 면모와는 지극히 대조적이다.
그런데 청와대에서 ‘내 탓이다’라고 한 얘기는 들어볼 수가 없다. 심지어 ‘국민들 탓’이라고 까지 말했을 정도로 실정의 책임을 남의 탓으로만 돌린다. 권력에 아무리 도취됐다 해도 이제 15개월 남았다. 오기만 부리지 말고 반성할 줄도 알아야 한다. 권력 중독 증후군이 너무 심하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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