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논술-논하여 의견을 진술함. 논설-사물의 이치를 들어 의견을 주장함. 논문-사리를 논술함. 국어대사전의 낱말 풀이다. 풀이가 비슷비슷한 것은 ‘논’(論)이란 말 자체가 ‘사물이나 시비를 가리는 주장(견해)’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논술·논설·논문이 엇비슷하긴 해도 ‘서술’과 다른 것은 서술은 일의 경위를 차례에 따라 밝히는 것으로 객관적 형태인데 비해 논술·논설·논문은 다같이 주관적 형태인 점이다. 즉 논술은 논설이나 논문과 마찬가지로 설명조의 서술이 되어서는 안 되고 주장(견해 및 의견)이 뚜렷하여 그 이유를 밝혀야 하는 것이다.

논문은 일반적으로 학문적 업적이나 박사 같은 학위논문 등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글로 서론·본론·결론의 3단계가 분명하다. 이 점에서 논술은 논문보단 정형(定型)에 덜 구애받는 논설과 가깝다 할 수 있다.

대입 수능시험이 끝나기가 바쁘게 논술 비상이 걸렸다. 좋은 학생을 뽑기위해 어려운 문제를 출제한다 해도 대체로 너무 난해한 게 대입 논술의 병폐다. 고등학교 교과과정으로 볼 수 없는 칸트의 이론이 논제로 나오기도 한다. 심지어는 고등학교 교사들도 어려울 정도라고 하지만, 대학 교수도 출제한 교수 외에는 난해할만큼 너무 어려운 게 더러 있다.

논제가 난해하면 논술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출제의 초점 파악이 어렵다. 평이한 논제로도 좋은 학생은 얼마든지 뽑을 수 있다. 올핸 고등학교 교과과정이면 이해할 수 있는 논제가 많이 출제됐으면 한다.

어떻든 논술을 쓰는 수험생들은 논제의 초점을 파악해야 쓰기가 쉽고 글이 명료해진다. 카메라의 초점이 흐린 사진은 희묽은 하고 초점이 정확한 사진은 또렷한 이치와 같다. 논술을 쓰는 분량이 많은 것도 아니다. 기·승·전·결(起·承·轉·結)같은 정형을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사여구(美辭麗句)를 의식해서도 안된다.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주장으로 이를 뒷받침하는 개성 표현이 중요하다. 물론 그같은 생각이나 주장이 맞지 않을수도 있다. 맞지 않다고 해서 꼭 나쁜것은 아니다. 사물의 변별력을 검증하는 것이 대입논술이기 때문이다. 논술을 지나치게 두려워하지 않는것이 논술을 잘 쓸수 있는 길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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